[종합] 진가 드러나는 尹대통령의 '세일즈외교'..."바이든 처럼?"

UAE 이어 다보스포럼서 잇단 대형 투자유치 성공...글로벌CEO들과도 스킨십 강화
다보스포럼서 연일 세일즈외교에 총력전..."경제위기 극복 돌파구 기대" 긍정적 평가
실질적인 '아웃풋' 위한 후속 조치 수반돼야...업계와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 필요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2023-01-19 14:22:07

▲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글로벌 리더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 후 첫 방한하자마자 가장 먼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았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해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회장을 만나는 일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우선한 것이다.


출국 직전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시간 단독 면담을 했다. 지극히 이례적인 행보다. 세계 최강 미국 대통령과 재벌총수의 면담이 연일 화제를 모으자 양국 정상회담이 묻히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2박3일의 짧은 방한 일정에 한국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내는 재벌총수와의 면담을 통해 바이든은 초대형 미국투자를 이끌어냈다. 바이든 특유의 '세일즈 외교'의 위력을 증명한 셈이다.


바이든을 벤치마킹이라도 한 듯,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향한 광폭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4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한 UAE방문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국내외 기업인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공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서 주목받았다.

베스타스 3억불 투자유치...다보스포럼 첫 성과

윤 대통령은 IBM·퀄컴·JP모건 등 15개 글로벌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은 열려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1호 세일즈맨이다."란 이례적인 용어를 곁들이며 세일즈 외교에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점심이라도 모시는 게 영업사원의 도리라 생각한다"면서 "한국시장도 제 사무실도 늘 열려 있으니 언제든 찾아달라"고 역설했다.


다보스포럼은 표면적으로 매년 세계 각국의 정계(政界)·관계(官界)·재계(財界)의 수뇌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글로벌 이슈 진단 등 세계경제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러나, 실상은 세계 각국의 정·재계 리더들간의 휴먼네트워크가 구축되는 장이다. 이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다보스포럼에 참석, 광폭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그만의 세일즈 외교가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일단 성공적으로 평가할만하다. 사우디, UAE의 정·재계 정상들과 회담을 통해 공격적인 세일즈 외교를 벌이며 약 80조원의 투자유치 약속을 받아낸 데 이어 유럽의 한복판 스위스에서 서서히 아웃풋을 내고 있다.


윤 대통령 세일즈 외교의 첫번째 성과는 덴마크의 간판기업 베스타스(Vestas)로부터의 투자유치다. 베스타스는 풍력 발전의 핵심인 터빈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세계 1위 기업이다.


베스타스의 헨릭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한국에 3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일 신축한다고 신고했고, 이자리에 윤 대통령이 참석, 독려했다. 베스타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도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약속했다.


베스타스의 투자유치는 그 규모를 떠나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풍력발전의 제조 허브로 도약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풍력 관련 산업의 발전과 또 하나의 수출 동력을 발굴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는 게 대통령실의 분석이다. 풍력은 태양광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핵심 산업이다. 탄소중립이 세계적 화두로 떠올라 터빈 등 관련제품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위기 극복 위해 세일즈 외교에 사활 건 윤대통령

윤 대통령과 경제팀은 베스타스에 이어 독일의 대표적인 제약 및 케미컬 소재기업 머크와 스위스 제약기업 노바티스와도 총 5억달러 규모 투자 협력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창출했다. 베스타스처럼 투자유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성사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머크의 마티아스 하인젤(Matthias Heinzel) CEO는 "한국에 바이오 원·부자재 생산공장 투자를 검토하 있다. 한국이 가장 중요한 투자 후보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마리-프랑스 취댕(Marie-France Tschudin) 노바티스 사장 겸 최고 마케팅 경영자도 생명공학 분야 투자 확대와 혁신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범부처적 협력을 요청하며 한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이처럼 새해들어 세일즈 외교에 총력전 모드로 돌입한 것은 경제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로 읽힌다. 최근 주요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등 경제위기 우려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봐도 미국 씨티가 0.7%까지 낮췄고, 일본 노무라증권은 마이너스성장(-0.6%)을 제시했다. 태생적으로 기대가 섞인 전망을 할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예상치도 1.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3%에 그치며 저성장 모드로 전환하는 등 악재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윤대통령과 경제팀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선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늘리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동남아 순방 직후 뒤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앞으로 모든 해외 순방은 긴요한 국가안보사항을 제외하곤 기업들의 비즈니스 이슈에 맞춰 진행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와 관련 기업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체제가 관건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앞으로 더욱 공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 해외 순방에서 적지않은 아웃풋을 내며 자신감을 얻은 만큼 세일즈 외교가 강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세일즈 외교의 영역도 전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먹고 사는 문제는 안보만큼이나 중요하다. 일단 분위기와 여건은 나쁘지 않다. K-팝, K-드라마 등 한류 문화의 확산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와 위상이 예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IT 및 첨단기술, 건설, 자동차, 화학, 콘텐츠, 바이오, 조선 등 거의 전부문에서 경쟁력있는 솔류션을 갖춘 대한민국은 다른나라 입장에선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가치가 그 어떤나라보다 크다.


역대 정권을 통털어도 세일즈 외교에 가장 적극적인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국민적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앞으로 과제는 세일즈 외교가 단순히 외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국가경제의 이득으로 만들기 위한 범 정부차원의 노력이 보다 전략적이고, 치밀하게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산업계와의 끊임없는 소통과 보다 긴밀한 공조 체제 구축이 절실하다. 재계와의 스킨십에 그치지 말고, 해외 진출이 가능한 모든 업종의 대표들과 대화의 창구를 늘 열어놓아아야한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외교통상라인이 최전선에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나 글로벌기업 CEO들과 상호협력적 관계를 통해 큰 그림을 그리고 실무 부처와 업계, 관련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구체적인 딜로 발전시켜야 진정한 세일즈외교가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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