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이마트, 내년 SSG닷컴 IPO로 자금 혈로 뚫는다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 2023-12-21 14:21:27

▲ 이마트 본사 사옥 전경 <사진=이마트>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했던 이마트의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인수합병으로 덩치는 키웠지만 재무구조가 악화된 이마트에 SSG닷컴의 내년 IPO 상장이 중요한 이유이다.

◆ 신용평가 3사, 신세계 신용등급 '부정적' 하향 조정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조정의 인수합병 및 SCK컴퍼니(스타벅스) 지분 추가 등 재무부담이 급상승한 점과 이커머스 투자 성과와 신세계 건설 실적 부진을 이유로 꼽았다.

2021년부터 이마트는 온라인 유통 사업 강화와 외형 확장을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에 진행했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지마켓+옥션), W컨셉, SK와이번스(SSG랜더스), SCK컴퍼니(스타벅스) 지분 추가 취득, 2022년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인수까지 약 4조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에 이마트의 순차입금은 2020년 말 4조3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12.8%에서 150.5%로, 차입금 의존도는 27.7%에서 34.1%로 악화했다.

지난해 이마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451억원임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한 것이다. 아울러 오프라인 점포 투자와 조선호텔앤리조트 사업장 매입, SSG닷컴 물류센터 건설 등 자본적 지출도 1조원대로 확대돼 잉여현금 적자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의 연결 기준 이자 비용은 1991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1428억원보다 39.4% 늘어난 금액이다.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 약 680억원도 반영됐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부터 13개 점포의 매각 혹은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입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2020년 1680억원 수준이었던 연 이자 비용은 올해 연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3년 새 순차입금이 5조원 넘게 늘어난 탓이다. 

 

▲ 지난 6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이인영 SSG닷컴(쓱닷컴) 대표가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SSG닷컴 내년 IPO 추진할까?

커진 외형만큼 늘어난 부채비율로 자금조달이 중요한 이마트에 내년 SSG닷컴 IPO가 중요한 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SSG닷컴의 지분은 이마트가 45.58%, 신세계가 24.42%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SSG닷컴의 IPO를 위해 이사회를 재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SSG닷컴은 전상진 이마트지원본부장과 홍승오 신세계 재무관리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일각에선 신세계와 이마트의 재무조직을 총괄하는 두 인물로 이사회의 멤버로 선임하면서 SSG닷컴의 재무 전문성을 보강하면서 실적 개선 전략에 힘을 실을 것이라 바라본다.

지난 10월에는 이인영 SSG닷컴 대표가 한국거래소에 방문하고 재무적투자자(FI) 및 주관사와 함께 상장 시기를 논의하는 등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작성을 시작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 예상한다. 아울러 지난 6월 이후 상장 관련 업무를 담당해야 할 CFO가 공석인 점을 보아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적기에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초 SSG닷컴은 지난 2018년과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받아 2023년까지 거래액 요건 또는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을 경우 2027년 FI 소유의 주식을 전량 매수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2021년 의무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이로 인해 풋옵션의 부담은 떨쳐 기업가치를 늘려 IPO를 진행할 시간을 번 셈이다. 이커머스의 기업가치 산정은 총거래액(GMP)이 주요 근거로 쓰인다. SSG닷컴의 올해 상반기 GMP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 감소했으나 3분기에는 19% 증가했다.

SSG닷컴은 2020년 469억원, 2021년 1079억원, 2022년 1112억원으로 영업손실이 늘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 축소 경영을 이어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약 657억원의 적자 규모를 줄여왔다.

SSG닷컴 관계자는 내년 IPO 추진과 관련해 “주관사와 수시로 협의해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으며, 다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공석인 CFO를 채우기 위해 지속해서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장과 무관하게 필요한 자리이니 보임이 이뤄지겠지만 시점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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