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웨스팅하우스 투자 검토…기존 주주 현금 분배금 78%가 체코 원전 관련
기존 주주 캐메코, 지난해 2억2050만달러 현금 수령
상반기 지분 해당 순손실에도 조정 EBITDA는 플러스
대형 원전사업 확대 속 투자금 회수·주주권 구조 주목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10-15 14:27:40
SK그룹이 검토 중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는 투자금 회수 구조가 핵심 변수다. 기존 주주인 캐메코가 지난해 받은 현금 분배금 대부분은 체코 원전사업 선급금에서 나왔다.
대형 원전 수주로 현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안정적인 배당수익으로 이어질지는 별개다. SK그룹의 투자 실익 역시 지속적인 현금창출력과 수익 배분조건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15일 재계와 캐나다 원전기업 캐메코(Cameco)의 공식 자료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삼성물산·현대건설·두산에너빌리티 등과 함께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지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들의 전체 투자 규모는 최대 4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한국 측은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 법인과 회사별 출자금액, 인수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에서 주목할 부분은 웨스팅하우스 기존 주주의 실제 투자수익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브룩필드(Brookfield)가 지분 51%, 캐메코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캐메코는 2023년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를 완료한 이후 지난해부터 현금 분배를 받기 시작했다.
캐메코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년 사업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웨스팅하우스에서 받은 현금은 총 2억2050만달러다.
이 가운데 4900만달러는 지난해 2월 지급됐으며, 나머지 1억7150만달러는 10월 체코 두코바니 원전사업과 관련해 지급됐다.
특히 두코바니 사업 관련 분배금은 연간 수령액의 77.8%를 차지했다.
이는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수행하는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사업에 참여하면서 받은 선급대금 3억5000만달러 중 캐메코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캐메코는 올해 초에도 웨스팅하우스에서 4900만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다만 지난해 두코바니 사업과 같은 규모의 추가 현금 분배는 올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사업에서 실제 현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특정 프로젝트의 선급대금에 따른 특별 분배를 매년 반복되는 수익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회계상 이익과 현금 분배의 차이도 나타났다.
캐메코가 지난 7월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웨스팅하우스 투자지분에 해당하는 순손실은 5600만캐나다달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00만캐나다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반면 캐메코 지분에 해당하는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같은 기간 2억8400만캐나다달러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캐메코는 지난해 두코바니 원전사업 참여에 따른 수익이 집중적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정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가상각 등을 반영하기 전의 비회계기준 수익성 지표다. 이를 주주에게 실제 지급할 수 있는 현금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현금 분배 여부도 자동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캐메코의 사업자료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의 현금 분배는 브룩필드와 캐메코가 승인한 연간 사업계획, 투자 우선순위, 보유 현금 등에 따라 결정된다.
웨스팅하우스는 신규 원전 건설과 핵연료 공급, 기존 원전 유지보수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금이 늘어나면 당기 실적과 별개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현금 분배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정부와의 전략적 협약도 투자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웨스팅하우스 기존 주주들은 지난해 미국 정부와 대형 원전 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일정한 투자·계약 조건이 충족되면 미국 정부가 향후 웨스팅하우스 현금 분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가 8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에 관한 최종 투자결정과 계약을 완료하는 등 조건이 충족되면, 정해진 기준을 초과하는 현금 분배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해당 권리는 아직 조건부인 만큼 현재 주주에게 지급되는 모든 현금에 즉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분 인수가격 외에도 기존 주주와의 권리 관계, 향후 현금 분배 조건, 신규 투자에 따른 지분 희석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공개(IPO)도 주요 변수다. 회사는 지난 7월 3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비공개 예비등록서류를 제출했다.
한국 측이 IPO 이전에 지분을 확보하고 상장 이후 추가 주식을 취득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세부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캐메코는 지난달 30일 한미 원전 협력계획을 설명하면서 한국 측의 잠재적 지분투자가 자사의 웨스팅하우스 보유지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실제 인수 과정에서 주식을 누가 공급하는지, 신주 발행이 이뤄지는지, 한국 투자자에게 어떤 의결권과 현금 분배 권리가 부여되는지가 중요하다.
SK그룹의 원전사업 전략은 이미 차세대 원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테라파워(TerraPower)에 2억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했다. 이후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상용화와 글로벌 사업 개발에 협력해 왔다.
웨스팅하우스 투자까지 성사되면 차세대 원전기술과 기존 대형 원전사업을 아우르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기존 핵연료 공급 및 원전 유지보수 사업은 신규 원전 건설과 별개로 장기적인 사업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지분투자가 원전 공사나 기자재 공급계약으로 자동 연결되지는 않는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건설사업 참여,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자재 공급 등은 별도의 계약과 사업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캐메코의 실제 재무자료는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가 전략적 사업 참여와 현금수익 확보라는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SK그룹이 원전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지분 취득가격과 투자재원, 지속 가능한 현금 분배 규모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결국 투자 실익은 확보하는 지분율뿐 아니라 장기적인 원전사업 성장과 실제 현금 회수 능력을 얼마나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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