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폐쇄 효과, 토종OTT 약진..."'제2의 누누' 뿌리뽑아야"
4월 '누누' 서비스종료 효과...토종OTT 이용자 100만명 급증
'누누시즌2' 불법 OTT 다시 꿈틀...국회'특별법' 제정 추진
정부 강력단속 천명 속 중장년층 이용자 비중 크게 높아져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6-19 14:17:01
'불법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상징이었던 누누티비가 지난 4월14일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국산 토종 OTT업체의 이용자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이용자수가 무려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누누티비 폐쇄 효과로 선두업체인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토종OTT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 누누티비를 모방한 '제2의 누누' 사이트들이 다시 꿈틀 대고 있어 불법OTT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누누' 차단 후 이용자 급증...불법사이트 또다시 꿈틀
누누티비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외 OTT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 유통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해왔다. 기존 OTT플랫폼에서 서비스 중인 인기 콘텐츠를 모두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 이용자들을 빠르게 흡수하며, 국내 OTT산업의 근간을 흔들었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누누티비가 올린 동영상 조회수는 무려 15억회를 넘는다. 이로 인한 피해 규모만도 4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전방위 압박 속에 결국 지난 4월 두손을 들었다.
누누티비 폐쇄는 기존 정식 서비스업체들의 이용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토종 OTT의 이용자 수가 한달 새 1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더블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 이용자 수는 지난 5월 기준 1410만명으로 3월 대비 102만명 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누누티비가 사라졌다고 불법OTT사이트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2의 누누티비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아예 대놓고 누누티비를 모방한 '누누티브시즌2'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정부가 강력한 단속을 재천명하자, 누누티비시즌2 역시 사이트폐쇄를 선언헸으나 현재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파악되는 것만 5~6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업계 관계자들은 "불법OTT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던 누누티비가 사라지자 이때다 싶어 불법OTT사이트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징벌적 손해배상 등 불법 OTT 강력 처벌 이루어져야
누누티비의 빈자리를 채우기라도 하듯 불법OTT업체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자 국내 OTT업체들은 이용자수가 늘어난 기쁨도 잠시, 다시 긴장하고 있다.
토종 OTT업체들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거대 OTT와의 경쟁도 버거운 상황에 불법 사이트들들이 판을 치며 지속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과거보다 강화한 접속 차단 조치를 통해 '제2의 누누' 출현을 막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불법 OTT사이트들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송심의위원회의 모니터링·제재 조치 역시 유명무실한 상태다.
OTT업계에선 "불법 사이트들이 제재를 피하기 도메인을 바꿔 외국 SNS인 텔레그램으로 전파하거나, 누누티비처럼 apk파일로 앱을 배포, 해킹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순한 접속차단과 같은 방법으로는 기술적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이들 불법 사이트의 뿌리를 뽑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 제2의 누누티비 근절을 위해 박완주 의원이 '온라인상 불법정보 및 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법'과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 의원은 "지금도 제2, 3의 누누티비를 대체하고 있는 사이트가 생기고 있으며, 손쉽게 검색을 통해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현행 제도와 단편적인 사후 단속만으로는 불법 스트리밍사이트들의 출현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불법OTT사이트에 대해 불법광고 근절 및 불법수익 환수를 위해 과징금과는 별개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법제화하고, 서비스업자는 물론 이용자들에게도 강력한 책임을 묻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불법OTT 근절대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격변의 OTT시장...중장년층 비중 늘고 쿠팡 2위에
누누티비의 폐쇄와 '제2의 누누'의 잇단 출현으로 국내 OTT시장이 격변에 돌입한 가운데, 중장년층 고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OTT콘텐츠가 대중화되면서 중장년층 고객이 눈에띄게 늘어난 대신 누누티비 폐쇄조치 등으로 기존 OTT 주고객층인 MZ세대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읽힌다.
19일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5월의 OTT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장년층의 이용이 연평균 60%씩 늘었다. 세대별 OTT매출 비중면에서 2019년 72% 가량 점유했던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고객의 비중은 올들어 55%까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장년층의 비중은 28%에서 45%까지 늘었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20대전후의 젊은층에선 월정액제의 OTT이용료 부담을 고려헤 불법OTT 이용비중이 높지만, 중장년층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OTT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불법OTT를 발본색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불법OTT 파동은 OTT업계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플릭스의 아성이 공고한 가운데, 토종 OTT업체의 경쟁도 더욱 불꽃을 튀기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띄는게 쿠팡플레이의 약진이다. 온라인 쇼핑업계 강자 쿠팡은 OTT시장에서도 플랫폼 사용자 수 2위에 올라섰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는 주요 국내 OTT 앱 월간 신규 설치 건수를 조사한 결과 쿠팡플레이가 지난달 기준 45만4163건으로 티빙(38만3660건)과 웨이브(20만1366건)를 제쳤다. 국내 OTT 앱 월간 사용자 수(MAU) 추이에서도 지난달을 기준으로 쿠팡플레이가 431만4천98명을 기록해 티빙(514만7천273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테드 서랜도스 CEO는 오는 21~22일 한국을 방문, 한덕수 국무총리와 면담을 갖고 OTT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서랜도스 CEO는 올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동맹 70주년 계기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윤 대통령과 면담 자리에서 향후 4년간 ‘K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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