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中, '태양광 무기화' 노린다...韓, 득일까 실일까
중 상무부, 태양광 관련 핵심기술 수출 제한·금지 추진...美IRA에 대한 역공 조치
세계 시장 97% 장악 '웨이퍼' 공급망 재편에 따라 한화 등 국내업체 이해 갈릴듯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3-01-27 14:14:11
중국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태양광의 무기화를 물밑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화솔루션 등 국내 태양광업계에 득이될 지, 아니면 실이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 태양광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태양광 모듈의 핵심소재인 웨이퍼 세계 시장의 97%를 공급하고 있는 등 태양광 관련 공급망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갖고 있다.
중국이 만약 웨이퍼와 그 원재료인 잉곳 등을 무기화 해 전세계 공급 제한이나 금지조치를 단행한다면, 태양광 시장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中, 수출 제한·금지 기술 리스트' 의견 수렴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이 작년 8월 시행에 들어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주 목적이 중국 태양광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반발로 태양광 기술의 수출제한 조치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중심으로 서방세력이 반도체, 태양광 등 기간산업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태양광 발전 기술의 수출 제한을 통해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기술 수출입 관리 강화를 위한 '수출 제한·금지 기술 리스트' 잠정 수정안을 발표하고, 28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 잠정 수정안에는 대형 태양광 웨이퍼를 비롯한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제조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는 사실이다.
웨이퍼는 폴리실리콘 결정체를 기반으로 하는 잉곳(기둥)을 적당한 크기로 절단한 얇은 판으로 태양전지(솔라셀)의 가장 핵심적인 소재이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와 거의 유사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웨이퍼 생산량의 약 97%를 장악하고 있는 절대강자이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웨이퍼를 전면에 내세워 태양광산업의 경쟁우위를 유지하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했다.
기존 화석에너지의 공급 불안과 탄소중립이란 대의명분으로 인해 태양광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태양광 기술의 전략적 가치가 그만큼 커진 셈이다.
"IRA에 우려감 커진 중국의 '역공'" 분석
미국이 IRA를 통해 반도체는 물론 태양광 분야의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이나, 중국이 이에 맞불을 놓는 다는 전략아래 태양광 기술의 무기화를 노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의 IRA)는 탈탄소와 풍력·태양광·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미국 내 생산 확대 등을 위해 무려 3740억달러(약 459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중 태양광·풍력 부문 지원액은 300억달러(약 36조8천억원)에 달한다.
미국은 IRA을 근거로 미국내에서 제조하는 태양광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중국산 소재부품 채택을 제한함으로써 태양광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한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방침에 인도, 유럽 등이 동참을 선언한 상태다.
국내업체들은 이 같은 미국 주도의 태양광 공급망 재편에 노골적으로 동참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한화솔루션 등 관련기업들이 미국내 태양광모듈 공장 인수와 신규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케파)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미 조지아주에 무려 3조2천억원을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기로 발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극진한 환영을 받았다.
리서치업체 트리비움 차이나 관계자는 "중국 정부와 태양광 발전업계는 자체적인 태양광 발전 제조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미국·유럽연합(EU)·인도 등의 노력에 대해 틀림없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경쟁자들의 자체 공급망 구축 속도를 늦추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웨이퍼수급 돌파구 찾으면 국내업체 반사이익 클듯
그러나, 이같은 미국의 전략을 모를리 없는 중국은 독점 공급중인 웨이퍼를 시작으로 경쟁 우위에 있는 태양광 관련 기술 전반에 대한 수출제한과 금지 조치를 통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중국의 태양광업체들은 지난 10년간 더 크고 얇은 웨이퍼를 만들기 위한 첨단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태양광 발전비용을 90% 이상 줄이는 등 기술력까지 우위에 있어 이번 중국 조치가 실제로 실행에 옮겨질 경우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태양광모듈의 핵심소재인 웨이퍼 공급에 차질을 빚는다면, 막대한 설비투자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대 중국 견제와 공세를 강화하는 또 다른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웨이퍼 공급문제만 슬기롭게 해결한다면 궁극적으로는 한국업체에 적지않은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웨이퍼 분야에서 중국이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고, 웨이퍼가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공급망을 재편이 말처럼 쉽지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국내업체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겠지만, 웨이퍼 수급의 돌파구를 찾아낸다면, 향후 태양광 시장의 지배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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