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 자체사업 뒤에 남은 재무 부담
이자보상배율 1.03배로 하락…고양 장항 흥행에도 차입·현금흐름 부담 여전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2026-06-29 14:25:13
반도건설의 지난해 재무제표에서 가장 무거운 숫자는 매출 감소가 아니었다. 이자였다. 800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 대부분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갔다. 자체사업으로 수익성을 버텼지만, 그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 부담이 회사의 이익 체력을 갉아먹은 셈이다.
반도건설은 2025년 매출 8041억7371만원, 영업이익 540억3106만원을 기록했다. 2024년 매출 1조1654억원, 영업이익 670억7823만원보다 모두 줄었다. 매출은 1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문제는 영업이익 이후다. 29일 토요경제 기업재무분석실에 따르면 반도건설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523억원이다.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이 이자비용으로 나갔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이자보상배율도 빠르게 낮아졌다. 반도건설의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2.48배, 2024년 1.40배에서 2025년 1.03배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는 지표다. 1배에 가까워졌다는 것은 본업 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겨우 덮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순이익은 더 크게 줄었다. 반도건설의 당기순이익은 2024년 335억1744만원에서 2025년 39억9620만원으로 급감했다. 순이익률은 0.5%에 그쳤다. 매출 8000억원대 회사가 최종적으로 남긴 이익이 4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금흐름도 아직 안정권으로 보기 어렵다.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9억원이다. 2024년 -5561억원보다는 크게 개선됐지만 플러스 전환에는 실패했다. 회계상 이익은 냈지만 영업활동에서 실제 현금은 빠져나간 것이다. 건설업에서는 이 차이가 중요하다. 공사비와 토지비는 먼저 나가고, 분양대금은 나중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차입 부담도 커졌다. 반도건설의 총차입금은 2023년 6147억원에서 2024년 9101억원, 2025년 1조252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35.3%로 제시됐다. 부채비율은 121.3%다. 부채비율만 보면 곧장 위험 수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차입금 증가와 이자비용 확대, 영업현금흐름 부진이 동시에 나타난 점은 부담이다.
만기 구조도 변수다. 반도건설의 유동성장기부채를 포함해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7794억원이다. 전체 차입금의 상당 부분이 단기 상환 압박에 놓여 있는 셈이다. 하반기 분양대금 회수가 늦어질 경우 유동성 부담은 다시 커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사업 지표는 반도건설에 방어 논리를 제공한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올해 3월 말 기준 95% 수준의 분양률을 기록했다. 이 사업장은 반도건설의 올해 실적과 현금흐름을 떠받칠 핵심 현장이다.
그러나 의존도는 높다. NICE신평은 2025년 말 기준 반도건설의 착공 현장 수주잔고 1조9000억원 가운데 고양 장항지구 비중이 78%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고양 장항은 반도건설의 회복 카드지만, 동시에 회사 실적이 특정 사업장에 크게 묶여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방 사업장은 별도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도시5BL 지식산업센터와 부산 낙민동 공동주택 사업장은 미분양 해소가 지연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평택 고덕 일부 사업장도 양호한 분양률에도 미입주 위험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 핵심 사업장과 지방·비주거 상품의 온도 차가 반도건설 내부에서도 드러나는 대목이다.
반도건설 측은 원가율 개선과 자체사업 매출 반영을 강조하고 있다. 고양 장항 현장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고, 경희궁 유보라와 천안두정역, 평택 고덕 자체사업장 입주도 추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NICE신평도 고양 장항 분양 성과를 고려하면 차입금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고, 분양 중도금과 잔금 회수로 자금 소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지난해 재무제표가 남긴 질문은 분명하다. 반도건설은 위기 기업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이자 방어선까지 밀린 중견 건설사인 것은 맞다. 자체사업으로 버틴 수익은 차입과 이자 부담을 동반했다. 올해 반도건설이 시장에 증명해야 할 것은 분양률이 아니라 현금 회수 능력이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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