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파월 발언에 하루 새 1000포인트 '오르고 내리고'

FOMC 회의후 발언, 시장 해석 따라 급등과 급락 반복
세계 금융시장 민감성 최고 수준...시장 불안정 반영
美 경제지표도 혼조...당분간 상승랠리 기대 말아야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2-05-06 17:49:43

▲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6일 오전 한 외환 딜러가 전날 열린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관련 뉴스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과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는 현재 세계 금융 시장이 뉴스나 재료에 얼마나 민감하고 불안정 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진원지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더 정확히 말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이다. 4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그가 밝힌 내용은 정확히 이러했다.

 

"앞으로 두세 번의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위원회에 넓게 퍼져 있다. 하지만 0.75%포인트 인상하는 계획은 우리 위원회가 고려하고 있지 않다."


4일 시장 반응은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인 이른바 자이언트스텝 '배제'에 방점이 찍혀 있었고 5일은 앞으로 '두세 번' (시장 컨센서스는 두 번)의 0.5%포인트 금리인상에 주목했다.

한 자리에서 한 사람이 한 발언의 해석을 두고 다우존스지수 기준으로 1000포인트 안팎의 급등과 급락이 만 하루 사이에 발생한 것이다.

파월발언으로 하루만에 1000포인트 오간 뉴욕증시...최고수준의 변동성
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63.09포인트(3.12%) 급락한 3만2997.97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3만4000선을 회복했던 지수는 하루만에 3만2000대로 주저앉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3.30포인트(3.56%) 떨어진 4,146.87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47.16포인트(4.99%) 폭락한 1만2317.69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2020년 코로나 상황 돌입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전날 파월 의장이 75bp(0.7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공격적인 긴축 우려는 덜어냈지만, 연준이 앞으로 두 차례 회의에서 50bp씩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을 시사한 데 주목하면서 시장은 얼어붙었다.

당장 10년물 국채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장중 16bp 이상 급등하며 3.10%까지 올랐다. 이는 2018년 이후 최고치다.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기술주와 성장주의 미래 수익에 타격을 준다는 점이 주요 주가에 타격을 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은 87.1%로 전날의 74.5%에서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5.78포인트(22.74%) 급등한 31.20을 기록했다.

투자회사인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공동 창립자는 CNBC에 출연해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이 시장과 경제에 가져올 역풍을 깨닫고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 두 번의 회의에서 50bp씩 금리를 더 인상한다면 금융환경은 더 긴축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6월부터 9조 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포트폴리오도 축소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단순히 금리인상 이상으로 더 빠른 속도로 시장 유동성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이 됐다.

 

당장 금리 상승세는 대출 이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업체인 프레디 맥이 발표한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도 5.27%로 직전주인 5.1%에서 올랐다.
 

연준의 이같은 금리인상은 연쇄적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행보(금리 인상)로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잉글랜드 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해 4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잉글랜드 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도 파운드화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통상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은 해당 통화의 가치를 올리는 역할을 한다.

잉글랜드 은행은 올해 물가가 10.25%까지 치솟고, 4분기 성장률은 1%까지 떨어진 후, 내년에는 마이너스(-) 0.25%로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더는 공격적으로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지표 역시 주식시장 반응만큼이나 혼조세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4월 감원 계획은 2만4286명으로 전월 2만1387명보다 14% 증가했다. 감원 계획은 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올해 들어 총 감원은 7만998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줄었고, 1993년 자료 집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30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9000 명 감소한 2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8만2000 명을 웃돈 수준이지만, 20만 명 내외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올해 1분기 미국의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은 계절조정 기준 전 분기 대비 연율로 7.5% 줄었다. 이는 1947년 3분기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인 5.2% 하락보다 부진했다. 생산성은 크게 줄고 단위 노동비용은 전 분기 대비 연율로 11.6% 급등했다. 단위 노동비용은 1982년 3분기 이후 약 40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S&P500 지수 내 11개 전 업종이 모두 하락했으며,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5% 이상 떨어졌고, 기술주와 통신 관련주도 4% 이상 밀렸다. 자재(소재)와 금융, 산업, 부동산 관련주도 2% 이상 하락했다.

특히 팬데믹으로 수혜를 입었던 전자상거래 업체 관련주가 실적 부진에 이날 하락을 주도했다. 아마존은 7% 이상 떨어졌다.

온라인 쇼핑업체 쇼피파이의 주가는 1분기 손실을 발표하면서 14% 이상 하락했고, 온라인 가구업체 웨이페어의 주가도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확대됐다는 소식에 25% 이상 폭락했다.

주식시장 변동성 앞으로도 크다...상승랠리는 기대 어렵다
어린이 날 5일 휴장한 한국 증시는 6일 개장후 미국 시장 급락의 영향으로 1% 이상 하락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루를 쉰 만큼 미국 증시만큼 하방 압력은 제한적이지만 그렇다고 반등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대부분 주식 전문가들은 260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횡보나 지지부진한 주식흐름이 이어 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다 연준의 영향을 받은 한국은행도 5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시장의 유동성 상황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과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주요 기업들의 주가에 금리 인상 요소가 다소 반영된 만큼 추가적인 하방압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은 선행하고 예고되거나 반영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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