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다임이 드러낸 해외 중복상장 규제 공백…의무는 있는데 심사는 없다
8월 시행 가이드라인, 해외 상장도 모회사 이사회 5대 의무 적용
국내 거래소 심사 없어 증권신고서 적용 여부 관건…금융위 유권해석 대기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19 14:23:14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추진이 해외 중복상장 규제의 시험대에 올랐다. 주주보호 의무는 적용되지만 국내 거래소 심사는 받지 않아 실제 규제 수단이 어디까지 미칠지가 쟁점이다.
19일 정무위원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솔리다임 상장 문제에 대해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원회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금융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3일부터 시행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할 경우 주주보호 절차를 밟도록 했다. 직접 자회사뿐 아니라 손자·증손회사도 규율 대상에 포함된다.
해외 상장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위 가이드라인은 자회사가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더라도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 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주주 소통 또는 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관련 내용 공시 등 5대 의무를 부과한다. 독립적 특별위원회 심의도 거치도록 했다.
다만 국내 상장과 해외 상장은 집행 구조가 다르다. 국내 자회사 상장 때는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투자자 보호 여부 등을 심사하지만 미국 증시 상장에는 국내 거래소의 상장심사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적용 대상이 된다면 금감원이 공모 과정에서 주주가치 희석과 이해상충 문제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다. 반대로 적용되지 않으면 국내 규제는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절차와 공시 의무를 중심으로 작동하게 된다.
당국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해서 상장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제도는 ‘원칙금지·예외허용’을 기조로 하되 주주보호 절차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따져 상장 허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설계됐다.
솔리다임 상장도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는 지난 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솔리다임의 자금조달 방안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내·외부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해외 상장에서도 국내 주주보호 규제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의 증권신고서 유권해석과 SK하이닉스 이사회의 주주보호 절차가 향후 해외 중복상장 규제의 적용 범위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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