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자산신탁, 2000억 증자 이듬해 2206억 손실…대손비용 줄며 상반기 흑자
2025년 대손·충당 비용 2683억 반영…자기자본 4598억→2394억
올 상반기 순익 136억·신탁보수 26.6% 증가…추가 대손비용 크게 감소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2026-08-25 14:06:21
우리자산신탁(대표이사 김범석)이 지난해 부동산 신탁사업에서 발생한 예상 손실을 대규모로 장부에 반영한 뒤 올해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206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자기자본이 크게 줄었지만, 올해는 추가 대손·충당 비용이 급감하고 신탁보수가 늘면서 손익이 개선됐다. 앞으로는 이미 손실을 반영한 채권을 얼마나 회수하고 충당금을 환입하느냐가 재무 정상화 속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토요경제가 우리자산신탁의 2025년 감사보고서와 2026년 반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3월 유상증자를 통해 우리자산신탁에 약 2000억원의 자본을 투입했다. 이에 힘입어 우리자산신탁의 자기자본은 2024년 말 459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5년에는 부동산 신탁사업의 예상 손실을 대거 반영했다. 영업손실은 2311억원, 순손실은 2206억원이었다. 2024년 18억원의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서면서 자기자본은 2025년 말 2394억원으로 47.9% 감소했다. 유상증자 자금과 이듬해 손실을 직접 대응할 수는 없지만, 증자로 확보한 자본이 대규모 손실을 흡수하는 완충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 손실에는 대손과 충당 비용이 크게 작용했다. 대출채권 대손상각비 1326억원, 기타대손상각비 1068억원을 반영했다. 여기에 신탁위험충당부채 전입액 153억원과 기타충당부채 전입액 136억원을 더하면 관련 비용은 약 2683억원이다. 회사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채권과 PF대출 원리금 대납, 소송 등에 따른 예상 손실을 미리 재무제표에 반영한 결과다.
올해는 흐름이 달라졌다. 상반기 영업수익은 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95억원보다 8.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72억원, 순이익은 13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00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본업 수익인 신탁보수도 206억원에서 261억원으로 26.6% 늘었다.
손익 회복에는 지난해 선반영한 대손·충당 비용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대손상각비와 기타대손상각비, 신탁위험·기타충당부채 전입액을 합한 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약 115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약 88억원으로 9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손실 인식이 반복되지 않은 가운데 신탁보수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신탁사업장에 회사가 직접 투입한 뒤 회수하는 자금인 '신탁계정대'는 6월 말 1356억원이다. 이에 574억원의 대손충당금이 설정돼 있다. 이 충당금은 앞으로 574억원의 손실이 새로 발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회사가 예상되는 회수 손실을 이미 비용으로 반영해 놓은 금액이다. 지난해 말 신탁계정대는 1267억원, 충당금은 543억원이었다.
받아야 할 돈인 미수채권도 같은 방식으로 상당 부분 손실을 이미 반영했다. 6월 말 미수금 1129억원에는 약 1004억원, 미수수익 361억원에는 약 171억원의 충당금이 설정됐다. 이에 따라 회계상 신용손상으로 분류된 자산은 남아 있지만, 상당 부분의 예상 손실은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돼 있다. 향후 채권을 예상보다 많이 회수하면 기존 충당금 일부가 환입돼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PF대출 원리금 대납과 토지신탁 관련 소송도 마찬가지다. 6월 말 기타충당부채 가운데 약 292억원은 이와 관련해 예상되는 손실을 회사가 이미 부채와 비용으로 인식한 금액이다. 따라서 292억원이 앞으로 새로 발생할 손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 지급 여부와 금액이 확정되거나 의무가 해소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재무안정성도 지난해 말보다 개선됐다. 상반기 순이익을 반영하면서 자기자본은 2394억원에서 2532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3968.14%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소 자본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7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율이 100%가 되면서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토요경제 재무분석 결과, 우리자산신탁은 2025년 부동산 신탁사업의 예상 손실을 대규모로 선반영한 뒤 올해 대손비용을 크게 낮추고 본업 수익을 늘리면서 흑자로 돌아선 흐름이 확인된다. 향후 실적에서는 추가 손실 가능성을 단정하기보다 이미 충당금을 설정한 신탁계정대와 미수채권의 실제 회수 실적, 이에 따른 충당금 환입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2206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과거 위험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과정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이미 반영한 손실을 실제 회수 성과로 얼마나 되돌릴 수 있느냐가 실적 개선의 다음 단계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 본 기사는 최초 출고 이후 우리자산신탁의 반론을 일부 반영, 독자가 오해할 수 있는 표현과 내용을 수정·보완했습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