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폴리머 중심 ‘효성’의 파격 채용…인문·문과대 전공자만 뽑는다

글로벌 사업 확대 맞춰 인문학 소양·어학 능력 갖춘 인재 확보
창립 60년 만에 첫 인문계열 전용 채용…직무 제한 없이 배치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6-07-15 14:02:39

▲ 효성

 

중공업과 에너지, 첨단소재 등 기술 중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그룹이 인문계열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이공계 인재 선호가 뚜렷한 국내 산업계에서 인문학적 소양과 어학 능력을 채용의 핵심 기준으로 제시한 이례적인 행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인문대학과 문과대학 학사·석사 학위 취득자 또는 올해 8월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지원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사학·철학·미학 등 인문학 계열과 국어국문·영어영문 등 어학 계열 전공자로 제한된다. 효성그룹이 인문계열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는 별도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1966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효성은 중화학과 전력기기, 에너지, 탄소섬유 등 기술 집약적인 사업을 영위해 왔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엔지니어 인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채용은 재계 전반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효성그룹은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인문학적 사고력과 어학 실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채용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업무를 수행하려는 지원자는 우대하며, 입사 이후 배치 직무에는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 이미지[효성]
이번 채용에는 평소 인문학과 외국어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시장의 변화와 사업의 흐름을 읽는 힘은 인문학에서 나온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과 일본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와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을 구사하는 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도 꾸준히 외국어 능력 강화를 주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인문적 소양과 어학 능력을 갖추고 글로벌 사업장에서 근무하려는 열정이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채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효성의 이번 채용이 단순한 전공별 인력 보강을 넘어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인재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기술 중심 기업에서도 시장과 문화, 고객을 이해하고 복잡한 글로벌 환경을 해석할 수 있는 인문계 인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