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반값 테슬라' 출시 계획 빠진 테슬라의 '인베스터데이'...왜?

머스크CEO '투자자의 날' 행사, 전기픽업 '사이버트럭' 연내 출시 발표
전세계 이목 집중시켰던 초저가 모델 발표 배제...투자자 실망 주가↓
추후 별도 공개 예정...기대감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력적 선택'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3-02 14:01:09

▲ 테슬라가 1일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초저가 '반값 테슬라' 출시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끝내 발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제품설명회에 나선 머스크 CEO. <사진=연합뉴스제공>

 

기대가 컸기에 실망도 컸던 자리였다.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1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인베스터 데이(투자자의 날)'는 알맹이가 빠진 탓에 진한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났다.


전기차 부문 부동의 세계 1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인베스터 데이를 앞두고 초저가 '반값 테슬라' 출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들어 프리미엄 고가 위주의 전략을 포기, 파격적인 가격인하로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몰고 온 테슬라이기에 '반값 테슬라' 공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최대 화두였다. 그러나 테슬라측은 끝내 '반값 테슬라' 계획에 대해선 함구했다.


머스크 공언 '반값 테슬라' 연내출시 물건너 가나

머스크는 '반값 테슬라'에 대해 쏟아지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다음 기회에 발표하겠다고만 언급했다. 대신 기존 모델3나 모델Y의 제조 비용을 절반이하로 줄이고, 생산량을 연간 200만대에서 2030년까지 20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중장기 마스터플랜은 내놨을 뿐이다.


머스크는 당초 2020년 9월 신기술 공개 행사인 '배터리데이'에서 2023년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인베스터 데이에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을 내놓지 않음으로써 '반값 테슬라' 출시가 올해엔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값 테슬라' 기대감에 부풀어있던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미국 증시도 즉각 반응했다.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이날 테슬라 주가는 최근의 강세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시간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5% 넘기 빠지기도 했다.


올들어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급락한 것을 거의 다 만회한 테슬라로선 인베스터 데이 후 주가가 또다시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행사를 앞두고 테슬라의 저가형 모델이 공개되거나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이날 2만 5000달러(3300만원) 수준의 초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왔었다.


테슬라는 왜 업계와 투자자들의 당초 예상을 깨고 '반값 테슬라'에 대한 공개를 다음으로 미뤘을까. 무슨 말못할 사정이 있는 걸까, 아니면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머스크가 그간 앞뒤 가리지 않는 특유의 경솔한 언행으로 'CEO 리스크'가 집중적으로 부각, 주가급락의 쓴 맛을 본 뒤부터 보다 신중해졌다는 점과, '반값 테슬라'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그 이유로 꼽는다.


특히 테슬라 입장에선 지난해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 올들어 실적개선과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주가가 가파르개 상승세를 탄 상황에 굳이 한꺼번에 호재성 재료를 모두 쏟아낼 이유가 있겠녀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의 5번째 신차 '사이버트럭' 연내 출시

'반값 테슬라' 공개를 다음 기회로 넘겼으나 그간 전가차 시장의 반전을 이끌만한 신차로 주목받아 온 전기픽업, 즉 '사이버 트럭'에 대해선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연내 출시 계획을 못박았다. 이에 따라 날로 치열해지는 픽업 시장에 파란이 예상된다.


비록 '반값 테슬라' 만큼의 임팩트는 부족하도고 할 수 있지만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의 야심작 중 하나다. 특히 테슬라로선 2020년 '모델Y'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신차란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테슬라는 2012년 '모델S', 2015년 '모델X', 2017년 '모델3', 2020년 모델Y 등 4개 모델을 끝으로 더 이상 신차를 출시하지 않았다.


2019년 최초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당초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가 올초로 다시 일정이 미뤄졌다. 전기 픽업트럭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신제품의 주요 성능 변경을 위해 출시가 수차례 지연된 것이다.


머스크는 또 테슬라의 간판 모델이자 베스트셀러 모델인 모델Y의 개조 모델을 내놓는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프로젝트 주니퍼'로 명명된 이 작업은 모델Y의 내·외장을 모두 바꾸는 것으로 내년 양산을 목표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머스크가 이날 행사에서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 가격을 3만5000달러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아예 빠졌다.


테슬라는 이날 차세대 차량의 생산 비용을 현재의 50%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라스 모래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차세대 모델은 현재의 모델3나 모델Y 조립 비용의 절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립 공정상의 복잡성과 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 뉴욕타임스(NYT)는 후발 전기차 업체들이 주도하는 저가형 전기차 시장에 대한 테슬라의 대응이 크게 뒤쳐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테슬라와 달리 GM은 올해 3만달러에서 시작하는 쉐보레 이쿼녹스를 비롯해 CHD 3종이 저가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포드와 폭스바겐 등 경쟁사들도 저가형 신차 출시를 줄줄이 예고했다.

◆50억불 투입하는 멕시코 공장 설립 확정

전기차업계에선 머스크의 반값 테슬라 출시 계획이 빠진 이날 인베스터 데이 이후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포드, GM 등 전통차 업체들이 빠르게 테슬라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고 현대차·닛산 등 외산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위 수성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물론 테슬라는 2030년까지 차량 인도물량을 현재의 15배인 2000만대로 늘려 대중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초저가형 모델 출시가 지연될 경우 이러한 계획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테슬라는 멕시코에 건설하는 5번째 신규 공장 등 잃었던 투자자 신뢰를 되찾기 위한 조치들도 내놨다.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이 그것이다. 이 공장은 미국, 독일, 중국 외 첫 해외 공장이자, 테슬라의 5번째 공장이다. 이 공장엔 50억달러(6조5천80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NYT는 이를 두고 중국 등 신생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 속에서도 회사가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으로의 왕좌를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이날 중장기 사업 구상을 담은 마스터플랜3를 공개하며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테슬라로선 2006년에 1차 계획, 2016년에 2차 계획에 이어 7년 만에 3번째 청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테슬라는 마스터플랜1에서 고급 전기 스포츠크 모델의 생산 계획을 공개했고,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 인수 후 진행된 마스터플랜2에는 에너지 생산·저장, 자율주행차 사업 구상 등이 담겼다.


과연 테슬라가 재도약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값 테슬라'의 출시 계획을 언제쯤 발표할까.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전기차 1위테슬라의 일거수 일투족에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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