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관심해지는 '3·1절'… '자주독립'이 사라지고 있다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02-29 10:01:23
나라를 잃은 절망에서도 대한독립의 희망을 안고, 국권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위업이 있었기에 후손들이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분위기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기념일보다 못하다. 유통가 애국마케팅도 예년만 못하다.
매년 이맘때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KFC, 도미노피자, 스타벅스, 스타필드 등 다양한 유통 업체들이 나서서 애국 마케팅을 펼쳤다.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독도 알리기 캠페인, 3·1절, 독립운동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행사 안내 기사가 넘쳐 났지만 올해는 그 수가 확연히 줄었다.
부산 동래, 경남 통영, 천안 목천, 충북 제천 등 지자체별로 진행했던 ‘1919 독립만세운동’기념행사도 축소되거나 없어졌다. 국가보훈처나 서울지방보훈청 등 중앙 정부 행사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언론에서도 ‘독립’, ‘삼일절’, ‘애국’ 관련 기사가 작년과 비교될 정도로 적은 편이다.
왜 일까. 축제 행사처럼 진행되던 삼일절 분위기가 달라진 건 현 정부의 대일 외교 저자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회 분위기는 국가권력과 사회 지도층이 만들어 가는데 윤석열 정부의 대 일본 외교 제스쳐는 국민 정서 상 친일에 가깝다. 이런 분위기에 정부 기관, 지자체, 기업들도 삼일절 행사에 소홀해졌을 것이다.
윤 정부는 위안부 제3자 변제, 강제징용 일본기업 책임 면제, ‘독도수호’ 소극적 대응, 지소미아(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자진 해제 등 절대로 양보해선 안 될 것을 관계정상화에 필요하다며 다 내줬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 회복에 공로가 큰 양금덕 할머니의 국민훈장 서훈까지 취소했다. 심지어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도 눈감아 준다.
일본에 대한 정부의 관대함에 작년 광복절에는 일장기를 내건 사건도 벌어졌다. 이런 사회적 이슈들이 삼일절의 의미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지금은 역사 인식을 재정립해야 할 시기다. 일관적이던 역사가 뒤 섞이기 시작했다.
우리 국토만 미래 후손들에게 넘겨주는 게 아니다. 우리의 찬란한 역사, 어두운 역사 모두 올바르게 남겨야 한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현재에 역사가 오염되면 안 된다. 정의로운 사회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대한민국 역사에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5년간 일제 강점기였다. 그 기간 동안 우리는 피해자, 일본은 가해자였고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고문을 당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피해자로서 가해자에게 보상 받아야 할 많은 것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오는 3월 1일 일장기 걸 사람이 또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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