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이 집값의 90% 이하여야 보증보험 가입
정부 전세사기 대책발표…5월부터 가입대상 전세가율 100%→90% 하향
등록임대사업자 보증보험 의무가입 강화…미가입시 통보후 계약해지
성민철
toyo@sateconomy.co,kr | 2023-02-02 14:00:23
올해 5월부터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보증보험)은 집값의 90%(깡통주택)가 넘으면 가입할 수 없게 된다.
집값과 같은 가격에 전세를 들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 수백·수천 채를 사들인 뒤 보증금을 떼먹는 '빌라왕'들의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서다.
2일 국토교통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예방 및 피해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전세사기에 미끼상품으로 악용되고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것이다.
우선 보증보험 가입 대상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낮춘다.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가율은 2013년 70%, 2014년 80%에서 2017년 2월부터 100%까지 높아졌다.
그러자 보증보험에 가입되니 안심하라며 세입자와 높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은 뒤 보증금을 빼돌리는 일이 잇따랐다. 보증보험을 악용한 전세 사기다.
전세가율을 90%로 낮춘다면 3억원짜리 집에 3억원 전세 들여 매매가격을 충당하는 '동시진행' 수법으로 빌라 수천채를 매집하는 전세사기꾼이 활개치기 어렵게 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매매가 대비 90% 이상의 전세계약은 매우 위험하다고 보고 보증 대상에서 배제하고, 임차인들도 이런 물건은 회피하도록 미리 경고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매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최소 10% 이상 자기 자본을 투입하지 않으면 매매가 불가능하도록 해 조직적 갭투자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가율 기준을 낮추면 보증보험 제도의 보호를 못 받게 되는 세입자가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증보험에 가입된 주택 23만7800건 중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집은 5만7200호로,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를 볼 때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전세금 일부를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면 가입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전세가율 90% 기준은 신규 전세계약에 대해선 올해 5월 1일부터 적용된다. 보증보험에 이미 가입해 보증을 갱신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올해 12월 말까지는 100%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다.
대신 정부는 건전한 전세 계약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자본금 추가 출자 등을 통해 HUG의 보증 여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보증료 할인 대상을 연소득 4천만원 이하에서 5천만원 이하로, 할인 폭은 50%에서 60%로 확대한다.
보증보험 가입 심사 때는 감정평가액을 우선 적용하던 주택가격 산정방식을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다음 달부터 공시가와 실거래가가 없을 때만 감정평가 가격을 적용하고, 협회에서 추천한 법인의 감정가만 인정한다.
시세가 형성되지 않은 빌라를 중심으로 일부 감정평가사가 임대인과 짜고 시세를 부풀리는 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등록임대사업자가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지키고 있는지는 더 촘촘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법 개정으로 2021년 8월부터 모든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말로만 의무 가입 대상자라며 세입자를 안심시킨 뒤 가입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경우, 임대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만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해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실은 민간임대주택 등록 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되, 미가입 때는 임차인에게 통보해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토요경제 / 성민철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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