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대전 바이오소재 생산거점 구축…삼성바이오·셀트리온 공급망 주목
3억유로 이상 투자…배양배지·공정용액 국내 생산
동물성 성분 배제·생산이력 추적…원부자재 공급 안정성 강화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10-30 14:01:37
독일 머크가 대전에 바이오의약품 핵심 소재 생산시설을 구축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원부자재 조달 경로가 확대될 전망이다. 배양배지의 국내 생산뿐 아니라 원료 품질과 제조이력 관리체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30일 머크(Merck KGaA·그룹 최고경영자 카이 베크만)가 전날 공개한 영문 보도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대전 유성구 둔곡지구에 아시아태평양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를 개소했다.
투자 규모는 3억유로 이상으로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생명과학 사업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회사가 밝힌 생산시설 규모는 4만4500㎡다.
대전센터에서는 건조 분말과 액상 형태의 세포배양배지,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용액, 세척용액 등을 생산한다. 일회용 무균 시료채취 시스템도 공급 품목에 포함된다.
특히 머크는 공식 발표에서 세포배양배지와 공정용액에 동물성 성분이 없는 원료(animal-component-free raw materials)를 사용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한 원료를 사용해 제품의 일관된 품질관리를 지원하려는 것이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는 배양배지의 성분과 품질이 세포 배양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원료 관리가 중요하다.
제조이력 관리체계도 구축했다.
머크는 대전센터에 자동화된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도입하고 생산 배치 단위의 전 과정 이력 추적(end-to-end batch traceability)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배치별 제조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 품질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규제 준수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생산체계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과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의 공급망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 샤를 위르트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최고경영자(CEO)는 29일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기존 고객사로 언급하며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회사가 이번 대전센터에서 생산하는 원부자재를 실제 도입하기로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급처 변경에 따른 품질 검증과 구매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머크의 대전 투자 목적은 생산거점의 지역화에도 있다.
회사는 공식 발표에서 지역 내 생산해 해당 지역에 공급하는 전략(in-region-for-region)을 강조했다. 기존 해외 생산시설에서 공급하던 핵심 소재를 아시아태평양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장 샤를 위르트 CEO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제조의 모든 단계에서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Reliable access to critical materials is essential at every stage of biologics manufacturing)"라고 밝혔다.
머크는 대전센터를 통해 국내 수요기업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약 300명의 고용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국내 생산시설 확보가 곧바로 원부자재의 완전한 국산화나 제조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요 원료의 조달 국가와 실제 공급가격, 기존 수입제품을 대체하는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는 국내 바이오기업의 원부자재 조달 선택지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공급망 개선 효과는 대전센터의 생산물량과 국내 기업의 도입 규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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