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은행, 주담대 ‘두 달 선점’…9월에 11월분까지 미리 배정
신한 11월 실행 주담대 5000억 별도 공급…9월분은 이틀 만에 소진
하나도 9월부터 11월분 접수…가계대출 관리 ‘연간’서 ‘실행월’로
5대 은행 증가액 7.29조…은행권 연말 대출 물량 보수적 관리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9-28 14:00:53
주택담보대출 경쟁의 기준이 금리에서 ‘대출 가능한 달’로 옮겨가고 있다. 신한·하나은행이 9월부터 두 달 뒤인 11월 실행분을 미리 배정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은행의 대출 영업을 연간 관리에서 실행월·채널별 물량 관리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8일부터 만 39세 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모집인 채널 주담대 특별한도 5000억원을 별도로 마련했다. 2500억원을 먼저 공급하고 다음 달 2일 나머지 2500억원을 추가 배정한다. 대상은 11월 실행 예정 대출이다.
이번 물량이 따로 마련된 것은 기존 한도가 빠르게 소진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모집인 채널 주담대 접수를 재개했지만 이튿날 오후 한도가 소진돼 다시 접수를 마감했다. 은행은 모집인 채널 가계대출을 월 단위로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전세대출 11월 실행분 접수를 재개했다. 8월21일 해당 실행분 접수를 중단한 지 열흘 만이다. 당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대출 공급 여력이 일부 늘어난 영향이다.
주목할 부분은 대출 창구의 개폐보다 관리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모집인 물량을 일반 영업점과 별도로 관리하면서 실행 가능한 시점을 고려해 한도를 배정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월초마다 대출 한도를 일률적으로 초기화하기보다 전체 가계대출 상황을 보면서 다음 실행월 물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10월에는 두 은행 모두 상황에 따라 12월 실행분 모집인 접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이 실행월까지 쪼개 관리하는 배경에는 빠듯한 총량 여력이 있다. 5대 은행의 정책성 대출 제외 가계대출은 지난 17일 652조2617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조2918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과 다시 설정한 연간 증가 목표 약 7조1100억원을 단순 합산 기준으로 약 1800억원 웃돈다.
다만 이를 곧바로 5대 은행이 총량 규제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금융당국은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주택공급과 관련한 정책 목적 자금을 총량 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정부도 9월 점검회의에서 정책 목적 자금은 공급하되 금융회사별 총량관리 목표 이행은 계속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연말 주담대 영업은 ‘얼마나 싸게 빌려주느냐’뿐 아니라 ‘어느 달에 얼마를 열어두느냐’가 중요해졌다. 실제 대출 수요가 몰리면 예정된 실행월 물량이 며칠 만에 소진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연말까지 남은 한도를 한꺼번에 풀기 어렵다.
차주의 대출 선택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금리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잔금일에 맞는 실행월 물량이 남아 있는지, 영업점과 모집인 가운데 어느 채널이 열려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만든 변화는 대출 중단 자체보다 여기에 있다. 연간 한도를 관리하던 은행들이 이제 두 달 뒤 대출까지 미리 나눠 배정하고 있다. 연말 주담대 시장의 경쟁축이 ‘금리표’에서 ‘물량표’로 이동하고 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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