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노조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서 제외해야…금융위기 대응 약화 우려”
“디지털 뱅크런 시대 신속 대응 중요…서울 금융안정 기능 유지 필요”
저연차 직원 지방근무 의향 10% 안팎…‘서울 코어·비수도권 기능 분산’ 대안 제시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8-11 13:52:09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예금자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 기능을 이유로 예보를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보 노조는 11일 서울 중구 예보 본사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에 의뢰한 ‘예금보험공사의 입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고동원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장은 금융회사 본점과 금융시장 중심지가 위치한 서울에 예보를 두는 것이 금융안정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금융안전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고 센터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례처럼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부실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감독기관과 정책기관, 중앙은행 등과 긴밀히 협조해야 하는 예보의 특성상 지방 이전 시 기능 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예금보험기구도 금융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예보 직원 수가 약 800명에 불과하고 비과세 비영리법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방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이나 세수 확대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저연차 인력 이탈 가능성도 문제로 제시됐다.
노조가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방 이전 시 계속 근무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년 이상 근속자의 경우 52.8%였지만 근속 5년 미만 직원은 12%, 5급 실무직은 9.5%에 그쳤다. 노조에 따르면 예보 전체 직원 가운데 4·5급 비중은 약 70%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대응과 관련한 핵심 기능은 서울에 남기면서 일부 기능을 비수도권에 분산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전선애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예보의 적정 입지는 어디에 있는가보다 어떤 기능이 얼마나 빨리 작동하는가의 문제”라며 서울에는 금융안정 지휘 기능을 두고 비수도권에 일부 실질 기능을 분산하는 혼합 모델을 우선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보 노조는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서 예보를 제외하고 예금자보호법상 서울 소재 원칙과 금융위기 대응기관으로서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헌 예보노조위원장은 지방 이전과 관련해 노동관계법과 헌법상 쟁점, 근로계약상 문제 등에 대한 법률 검토도 의뢰했다며 향후 대응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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