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 정책’ 어땠나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
조은미
yscem@naver.com | 2022-05-09 13:51:13
2017년 촛불 정권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9일로 임기를 마친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이끌며 직선제 이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 정부는 부동산 문제에 있어선 그야말로 '고개 숙인 정부'였다. 임기 초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탄 서울 아파트값이 문 정부를 위협했다. 이에 정부는 '수요억제'를 기치로 건 20여 차례의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문제는 시장이 좀처럼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불법적인 ‘투기사태’까지 겹치며 도덕성에 흠집이 나기 시작했고 이는 민심이반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들어 문 정부는 기존의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공급 확대'로 바꿨지만, 아직 극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부동산 정책의 어려움 때문인지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만한 심판을 받았다"며 자조섞인 이야기를 내놨고 지난해 진행한 한 합동 서면 인터뷰에선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라며 부동산 실패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부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결론은 그야말로 '완패 혹은 참패'였다. 집값이 오른 집주인이나 집 없는 무주택자나 대부분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결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한편에선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가 집값 상승에 큰 역할을 했으며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의견도 내놨지만, 국민이 체감한 문 정부 시절의 집값 폭등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이런 국민 불만은 수치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시세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1000만원으로 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6월 서울 아파트값 평균인 6억400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영원한 불패신화'로 불리는 강남 아파트값은 더 드라마틱하다. 이달 아파트 평균값만 26억원이다. 이는 문 정부 출범 시기의 12억9000만원보다 13억1000만원 뛴 것이다. 5년간 강남 집주인은 앉아서 매년 자산이 2~3억원씩 늘어났다.
아파트를 포함한 종합 주택 매매가격 기준(한국부동산원)에서 다르지 않다. 전국 주택가격은 2021년 9.93% 올랐다. 정권 초기보다 임기 말에 갈수록 폭등세였다. 이는 2004년부터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가장 고점을 보인 때는 2006년 노무현정부 때다.
이제 서울에서 근로자가 스스로 집을 장만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근로자 월급을 기준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기간을 산정하는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을 들여다보면 2021년 3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이 산출한 서울의 PIR은 17.6배다. 17년 이상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 서울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한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 활성화와 임대차3법 시행이 대표적이다. 임대사업자 제도는 매물잠김과 과도한 세금혜택 논란으로 정권 후반기에 갈수록 후퇴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도리어 축소했던 혜택과 범위를 늘리겠다고 했다. 임대차3법은 다양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임차인의 주거안정 측면에서 필요한 정책이라는 데 새 정부도 동의한다.
격랑의 5년을 보낸 부동산 시장. 10일 시작하는 윤석열정부는 지난 5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처방을 내놓을까. 백약이 무효요. 만지면 만질수록 커진다는 부동산 시장. 그 근본을 내놯놔야 하는 윤석열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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