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규제와 경쟁 속 삼성전자, 글로벌 무대 전략은(2부)
美 규제·HBM 경쟁에도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적 계약으로 돌파구 모색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5-09-10 13:51:04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쉽지 않은 도전에 직면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다변화와 전략적 고객 확보를 통해 돌파구를 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경쟁사의 선점 속에서도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강화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을 연간 심사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단기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는 동시에 삼성의 해외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동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 무기한 수출 승인이 가능했던 구조가 연 단위 관리 체계로 바뀔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은 이미 미국·인도 등 글로벌 현지 투자를 확대하며 리스크 분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건설 중인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대형 고객사 확보뿐 아니라 장기적인 공급 안정성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인도 역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발맞춰 스마트폰 생산과 R&D 투자가 확대되며, 세계 최대 성장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메모리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3로 먼저 치고 나갔지만, 삼성전자는 HBM3E 양산과 차세대 HBM4 조기 개발에 속도를 내며 추격에 나섰다. 업계는 삼성의 대규모 생산 능력과 글로벌 메모리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강력한 무기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늦게 출발했지만 안정적 양산 체계와 고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은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파운드리 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마련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단기 실적보다는 2026년 이후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점유율에서 TSMC에 뒤처진 상황에서 대형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은 삼성의 신뢰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증권가도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전략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KB증권은 “규제와 경쟁이 단기적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는 분명한 성장 기회”라며 목표주가 9만 원을 유지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하반기 핵심 과제는 규제와 경쟁 속에서도 기회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 시안 공장의 안정적 운영과 HBM 시장에서의 기술 추격이 단기 과제라면, 글로벌 고객사 확대와 생산 네트워크 다변화는 장기 성장의 열쇠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위기 속에서도 전략적 선택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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