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집중한 금융권, 내년 키워드 ‘안정’, ‘수익 확대’ 투트랙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23-12-27 13:50:29

▲ 사진=토요경제DB

 

금융권이 내년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조직 슬림화, 안정 등을 공통 키워드로 택하는 모습이다. 내년 시장 불안정성을 고려해 안정적 조직 운영을 이어가는 한편 필요한 사업은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조직개편을 단행한 하나금융은 부회장직을 없애고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했다. 이로써 이은형·강성묵·박성호 부회장은 올해 임기를 끝으로 부회장직을 마치게 됐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함영주 회장 취임과 함께 계열사 CEO를 선임한 바 있다. 이에 올해는 하나생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계열사 대표가 유임됐다. 지난해 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올해를 보낸 신한지주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여전 조직 개편을 낸 신한금융은 9개 자회사 사장을 모두 유임시켰다.

여기에 조직개편은 슬림화를 지향했다. 신한 지주 조직은 기존 재무, 운영, 준법 감시, 감사, 디지털, 전략, 브랜드홍보, 리스크, 신사업, 소비자 보호, 원 신한 등 11개 부문을 전략, 재무, 운영, 소비자 보호 등 4개 부문으로 대폭 축소했다.

올해 임종룡 회장 첫해를 채운 우리금융지주는 일부 부서를 부문 산하로 재배치하면서 효율화를 꾀했다. 전략부 문하에 사업 포트폴리오부서를, 성장지원 부문하에 시너지사업부를 재배치했다. 디지털혁신부문에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는 합친 미래혁신부를 재배치했다.

이처럼 조직 슬림화를 추구하면서도 디지털, 영업 부서 등 수익성을 좌우하는 부문은 키웠다.

하나금융은 데이터본부를 AI 데이터본부로 확대하고 금융 AI 부도 신설했다. 이와 함께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그룹 하에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하고 기업 디지털지원부를 기업 디지털 본부로 확대했다.

우리금융은 올해 기업금융 명가를 부활하겠다는 기조에 맞춰 기업투자금용 부문을 CIB 그룹, 중소기업그룹, 글로벌그룹으로 재편했다. CIB 그룹은 기업과 IB 그룹이 통합돼 기업금융 외에도 해외 투자업 등 스펙트럼을 넓혔다.

신한금융은 신사업과 원 신한 부문을 없앤 대신 감사, 리스크 조직을 새로 만들면서 성장보다 관리에 중점을 뒀다. 이는 계열사 신한캐피탈이 보유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캐피탈의 해외 대체투자 자산은 지난 6월 말 기준 1조945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52.5%에 달한다. 계열사의 리스크가 자칫 지주로 전이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조직개편 내지 않은 KB금융은 부회장직 폐지와 글로벌부문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양종희 회장 취임 초반으로 차기 회장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 10월 석 달 시한부로 자본시장 부문 내에 글로벌고객기획부를 만들고 KB증권 출신 김신 전무에 총괄 담당을 맡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사업 강화가 KB지주의 숙제인 만큼 양 회장하에서도 해당 부서가 지속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내년 금리인하와 국내외 부동산투자 리스크가 동시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지주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예대차익 수익하락을 보전하기 위해 영업에 더 치중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기업금융이 빠르게 실적을 늘릴 수 있는 승부처”라며 “다만 기업금융은 다른 은행의 파이를 뺏어와야 하므로 단기적으로 실적 확대를 노린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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