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둘째 주 게임가, 여름 이벤트부터 콘솔 흥행까지…K게임 전략 다변화

넥슨·넷마블은 기존 IP 기반 라이브 서비스 강화
컴투스는 3분기 신작 MMORPG 사전 마케팅 본격화
펄어비스 ‘붉은사막’ 600만 장 돌파로 K콘솔 가능성 입증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6-11 15:11:42

6월 둘째 주 게임업계의 흐름은 뚜렷하다. 기존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라이브 서비스 강화, 여름 성수기 이용자 붙잡기, 하반기 대작 출시 전 사전 마케팅, 글로벌 콘솔 시장 성과가 동시에 나타났다. 국내 게임시장이 성장 둔화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게임사들은 단순 신작 출시보다 장기 운영과 플랫폼 확장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국내 게임산업은 여전히 큰 시장이지만 성장 속도는 예전 같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23조8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수출액은 85억346만달러로 1.3% 늘었다. 시장 규모는 유지되고 있지만 고성장기와 비교하면 완만한 확장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사들의 전략은 둘로 갈린다. 하나는 검증된 IP를 기반으로 기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모바일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PC·콘솔·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6월 둘째 주 넥슨,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의 행보는 이 두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 넥슨이 ‘메이플 키우기’에 신규 게임 이벤트를 업데이트했다. [넥슨]

 

넥슨은 모바일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 키우기’에 여름맞이 이벤트를 적용했다. 이번 이벤트는 출석, 일일 미션, 미니게임, 길드 레이드 등 이용자 접속을 반복적으로 유도하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여름맞이 10일 출석’에서는 ‘여름 보물 열쇠’와 ‘해변의 마음’ 등이 지급되고, ‘팡팡! 물풍선 모으기’ 일일 미션을 통해 성장 재화를 추가로 제공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단순 보상 지급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획득한 ‘여름 보물 열쇠’는 ‘여름맞이 보물찾기’에서 상자를 여는 데 쓰이고, 누적 상자 오픈 횟수에 따라 사냥 최종 데미지와 메소·경험치 획득량이 증가하는 부스터가 적용된다. 방치형 RPG의 핵심인 성장 속도를 이벤트와 직접 연결한 구조다.

신규 성장 시스템 ‘용사의 여정’과 길드 레이드 ‘혼테일’도 추가된다. ‘용사의 여정’은 보스 카드를 통해 특수 옵션과 능력치를 얻는 시스템이고, ‘혼테일’은 같은 길드 내 최대 8명이 파티를 구성해 도전하는 협동 콘텐츠다. 넥슨은 방치형 게임 특유의 단순 반복 구조에 수집, 성장, 길드 협동 요소를 붙여 장기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신규 영웅 등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넷마블]

 

넷마블은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 리버스’에 각성 영웅 ‘델론즈’와 신규 영웅 ‘클레미스’를 추가했다. 델론즈는 공격 덱의 핵심 딜러로 설계됐고, 각성기를 통해 쌍검을 든 사신으로 변해 강화된 스킬을 사용하는 캐릭터다. 클레미스는 지원형 영웅으로 아군 역할군에 따라 다른 버프를 제공하는 범용 서포터로 추가됐다.

넷마블의 업데이트 방향은 기존 이용자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도 맞춰져 있다. 장비 판매 프리셋 개수 확장, 콘텐츠별 장비 불러오기, 반복전투 세팅 등 편의성 개선이 함께 이뤄졌다. 수집형 RPG는 캐릭터 추가만으로는 이용자 이탈을 막기 어렵다. 반복 플레이 부담을 낮추고 덱 조합의 선택지를 늘리는 운영이 장기 흥행의 핵심이다.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세븐나이츠’를 리메이크한 프로젝트다. 지난해 국내 출시 이후 앱마켓 매출 상위권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신규 캐릭터 흥행과 편의성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 400일 이벤트 국면에서 이용자 충성도를 붙잡으려는 성격이 강하다. 공식 커뮤니티에서도 400일 기념 반지와 출석 이벤트 내용이 확인된다.

▲ 제우스 오만의 신. [컴투스]

 

컴투스는 하반기 신작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컴투스는 에이버튼이 개발하고 자사가 퍼블리싱하는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의 시네마틱 트레일러 본편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세계관과 대규모 전장을 앞세운 3분기 출시 예정작이다.

공개된 트레일러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사건을 중심으로 제우스, 판도라, 헤파이스토스, 아폴론, 아테나 등 주요 인물 간 갈등을 예고한다. 배우 박지현이 핵심 캐릭터 판도라를 연기했다는 점도 마케팅 포인트다. MMORPG 시장에서 세계관과 캐릭터 몰입감은 출시 전 기대감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컴투스가 시네마틱 영상을 먼저 공개한 것도 신작의 스케일과 서사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컴투스 입장에서는 ‘제우스: 오만의 신’의 성과가 중요하다. 국내 MMORPG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기존 강자들의 IP 장악력이 높다. 신작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그래픽과 전투 시스템뿐 아니라 초기 이용자 유입, 서버 안정성, 과금 구조, 장기 업데이트 계획이 모두 검증돼야 한다. 이번 트레일러 공개는 본격적인 사전 흥행몰이의 출발점이다.

▲ 펄어비스 ‘붉은사막’ 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600만장을 돌파했다. [펄어비스]

 

가장 큰 시장적 의미는 펄어비스에서 나왔다. 펄어비스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60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출시 하루 만에 200만 장, 한 달이 채 되기 전 500만 장을 기록한 데 이어 출시 83일 만에 600만 장을 넘어선 것이다.

‘붉은사막’ 성과는 국내 게임업계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 게임사는 그동안 모바일 RPG와 온라인 MMORPG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글로벌 콘솔·패키지 시장에서는 대형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다. 붉은사막은 신규 IP로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대규모 판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K게임의 사업 모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서카나가 발표한 2026년 미국 비디오게임 판매 순위에서도 ‘붉은사막’은 연간 누적 판매량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펄어비스는 3분기 추가 업데이트와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 제작도 예고했다. 패키지 게임은 초기 판매 이후 매출이 빠르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업데이트와 DLC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면 장기 판매 곡선을 만들 수 있다.

6월 둘째 주 게임가의 공통 키워드는 ‘유지’와 ‘확장’이다. 넥슨과 넷마블은 기존 IP를 기반으로 이용자 접속률과 결제 동선을 관리하고 있다. 방치형 RPG와 수집형 RPG는 신작 효과보다 반복 접속과 꾸준한 보상 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벤트와 편의성 개선은 단순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매출 방어 전략이다.

반면 컴투스와 펄어비스는 글로벌 확장과 대형 신작에 무게를 싣고 있다. 컴투스는 3분기 MMORPG 출시를 앞두고 세계관 마케팅을 시작했고,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으로 콘솔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새 사례를 만들고 있다. 모바일 중심의 국내 게임산업이 PC·콘솔과 글로벌 패키지 시장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임업계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 학생 이용자 증가와 휴가철 접속 확대가 기대되는 시기다. 하지만 이용자 선택지는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단순 보상 이벤트만으로는 장기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관건은 기존 IP의 생명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 신작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독립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느냐다.

6월 둘째 주 게임가 소식은 국내 게임사들이 같은 시장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생존 전략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넥슨과 넷마블은 운영의 정교함으로, 컴투스는 신작 기대감으로, 펄어비스는 글로벌 콘솔 성과로 승부하고 있다. 성장률이 둔화된 게임시장에서 단순 출시 경쟁은 한계에 부딪혔다. 이제 게임사의 경쟁력은 IP를 오래 굴리는 운영력과 플랫폼 경계를 넘어서는 확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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