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리 하락기’ 오기 전에 전세자금대출 손 봐야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2-11-11 13:47:45
▲ 조은미 기자 토요경제신문 산업차장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 불패 신화를 이어오던 서울 대표 부자 동네인 강남·서초·송파 3구도 마찬가지다. 20평형대 아파트가 수개월 새 4~6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문제는 이렇게 낙폭이 커도 세입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강남 아파트 신축현장조차 공실이 있다는 말이 돈다.
2년 전 집주인이라고 목에 힘주던 이들은 아예 볼 수도 없다.
도데체 뭐가 달라졌을까. 전문가들은 2년 전엔 전세 수요가 몰려 가격에 거품이 일었다고 말한다. 통상 과거 부동산 시장을 보면 투자수요가 반영되는 매매가와 달리 실수요인 전셋값은 크게 왜곡되는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적으로 이어진 저금리에 손쉽게 얻을 수 있었던 전세자금대출금은 유동성의 함정을 만들었고 전세값도 거품을 일게 했다.
이런 유동성의 함정은 주택용 부동산 거래가격 상승도 부추겼다. 이러다 보니 너도나도 갭투자에 나서며 부동산 투자자 반열에 올랐다.
전세자금대출은 애초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적 선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결과적으로 집값과 전셋값을 모두 끌어올리는 ‘악의’로도 작용했다.
그렇다고 이런 전세자금대출을 쉽게 거둬드리기도 어렵다. 정치인들은 표 떨어질라 주저할 테고 이미 많은 국민이 관련 자금을 쓰고 있으니 섣부르게 정책 변경을 했다가는 또 다른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젠 전세자금대출 제도의 실질적 효용성은 따져봐야 한다. 부차적으로 발생한 문제들도 점검할 때다.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뇌관 중 하나가 가계대출이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사실이다. 이참에 가계의 전세자금대출 쪽도 살펴보자는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7~8% 수준이다. 최근 10년 사이 이런 기록적인 대출금리는 찾아볼 수 없다. 최근에 이런 고금리에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 이 탓에 전세 수요는 사라졌고 수요가 없으니 전셋값은 필연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달리 생각하면 최근의 시점이야말로 전세자금대출 제도 자체를 과감히 점검하고 손댈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언제나 위정자들이다. 정치적 부담에 손사레를 칠테니 말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역할은 정치인의 몫이다. 방향은 결국 ‘주거취약계층에 한정’할 수 있도록 전세자금대출을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고금리도 고점이라는 소리가 솔솔 나온다. 일본이 미국채를 시장에 대량으로 던지고 있어 더 이상 미국이 ‘빅스텝’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금리 하락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시중에 풀리는 천문학적인 전세자금대출금은 집값을 올리는 불쏘시개로 변질될 수 있다.
이제는 ‘살인적인 집값’이라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