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 샤힌, 샤힌 5.5조 판로 확보…관건은 ‘매출’보다 마진

사빅과 2030년까지 폴리에틸렌 공급계약
총 투자비 9조2580억원…2027년 1월 상업가동 목표
원료 83% 기존 정유설비 조달…원가 경쟁력 입증이 핵심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9-29 13:56:29

▲ S-OIL(에쓰오일) 마포 사옥 [토요경제]

 

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알 히즈아지)이 샤힌 프로젝트의 대규모 판매처를 확보했다. 그러나 계약금액은 국제가격과 환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9조원 넘게 투자한 샤힌의 성패는 판매 규모보다 낮은 원가를 실제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29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2월 사빅과 5조5099억9200만원 규모의 폴리에틸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이며 계약금액은 2024년 연결 매출의 15.0%에 해당한다.

다만 5조5000억원이 확정 매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에쓰오일은 예상 공급물량과 국제가격, 2025년 평균 환율인 달러당 1423.07원을 적용해 계약금액을 산정했다. 실제 판매량과 가격, 환율에 따라 최종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사빅과의 계약으로 장기 판매처는 확보했지만 수익성은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증권가도 샤힌의 생산능력보다 이익 기여도를 주목하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에쓰오일 목표주가를 9만2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올리면서도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전 연구원은 “추가적인 시황 개선이 나타나거나 샤힌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증명될 때까지” 현재 기업가치를 적정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설비가 가동되는 것만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샤힌이 내세우는 핵심 경쟁력은 원가다.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샤힌은 나프타와 중질유, 정유공정 부생가스 등 원료의 83%를 기존 정유설비에서 조달한다. 회사는 화학수율을 70%까지 높이고 열분해 원유를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등을 활용해 기존 공정 대비 설비투자비와 운영비를 30~40%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의 총 투자비는 9조2580억원이다. 에쓰오일은 2027년 1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석유화학 업황이다.

에쓰오일의 올해 2분기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1조125억원, 영업손실 44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샤힌의 신규 생산능력이 추가되는 만큼 생산량보다 폴리에틸렌 판매가격과 원료비의 차이가 수익성을 좌우하게 된다.

반면 정유사업은 샤힌의 초기 가동 부담을 뒷받침할 현금창출원으로 평가받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에쓰오일 목표주가를 13만5000원에서 15만원으로 높이면서 연말까지 높은 정제마진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글로벌 정제설비와 석유제품 수출 정상화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원유보다 정유설비 부족이 더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되더라도 정유설비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에는 이 기간이 중요하다. 기존 정유사업이 현금을 창출하는 동안 샤힌의 가동률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면 수익구조를 정유 중심에서 석유화학으로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사빅과의 장기 계약은 샤힌 가동을 앞두고 판매처 불확실성을 낮췄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계약금액 자체가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027년 이후 확인할 숫자는 5조5000억원이라는 계약 총액보다 실제 폴리에틸렌 판매가격과 생산원가의 차이다. 샤힌이 계획한 원가 절감 효과를 실현하고 현재 적자인 석유화학 부문을 안정적인 이익원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9조2580억원 투자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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