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주 증자 소송 끝난 교보증권…이번엔 2500억 RCPS 검토

2023년 교보생명 대상 2500억 제3자배정…지난 8월 대법원서 회사 승소 확정
한 달여 뒤 같은 규모 RCPS 검토 알려져…발행 조건 따라 자본 인정 여부 갈려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15 14:15:00

▲ 교보증권 사옥 [교보증권]

 

교보증권이 3조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자본조달 수단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검토하고 있다. 2023년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약 2500억원의 보통주를 발행한 뒤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치른 교보증권이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한 달여 만에 이번에는 비슷한 규모의 RCPS 발행 검토에 나선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대표 박봉권·이석기)은 최근 2500억원 규모의 RCPS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RCPS 발행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발행 구조와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부분은 조달 규모보다 방식이다.

교보증권은 2023년 8월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당시 발행가는 주당 5070원, 신주는 보통주 4930만9665주였다. 총 조달액은 2500억1550원이다.

당시 교보증권은 종투사와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기반 조성, 이익창출력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을 증자 목적으로 제시했다. 신주는 2023년 8월 31일 발행됐다.

하지만 이 증자는 소액주주와의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한 주주는 2024년 2월 교보증권을 상대로 신주발행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방식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과 주식 가치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게 주된 주장이었다.

1심은 지난해 8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고 서울고등법원도 올해 4월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12일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상고 이유에 관한 주장이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신주발행의 무효를 구한 소송은 교보증권 승소로 최종 종결됐다.

이후 시장에 알려진 새로운 자본확충 검토안은 보통주가 아닌 RCPS다.

RCPS는 상환권과 보통주 전환권을 함께 갖는 우선주다. 다만 교보증권이 검토 중인 RCPS가 실제로 자기자본 확충 효과를 낼지는 구체적인 발행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상장사에 적용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RCPS라는 명칭만으로 자본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상환청구권이나 전환가격 조정 조건 등 계약 내용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가 금융부채로 분류될 수 있다. 발행 조건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2500억원이 모두 자기자본에 반영된다고 전제하기는 어렵다.

2023년 증자와 현재 검토 중인 RCPS의 규모는 약 2500억원으로 비슷하지만 주주와 재무제표에 미치는 효과는 발행 방식과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023년에는 보통주 4930만9665주를 새로 발행하면서 발행주식 수가 직접 늘었다. 반면 RCPS는 발행 대상과 상환권 행사 주체, 전환가격과 전환비율 조정 조건 등에 따라 회계상 분류와 향후 보통주 희석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확인해야 할 핵심은 2500억원이라는 규모보다 RCPS의 구체적인 조건이다. 실제 발행 여부와 함께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인정되는지, 보통주 전환 가능성과 전환 조건은 어떻게 설정되는지가 교보증권의 종투사 계획과 기존 주주에게 모두 중요한 변수가 된다.

교보증권의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2406억원이다. 종투사 자기자본 기준인 3조원과 비교하면 단순 계산으로 7594억원의 차이가 난다.

교보증권은 2029년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확보해 종투사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3년 전에는 최대주주 대상 보통주 증자를 통해 약 2500억원을 조달했고 현재는 비슷한 규모의 RCPS를 검토하고 있다.

교보증권의 다음 자본확충에서 볼 숫자는 단순한 발행 규모만이 아니다. 어떤 조건의 증권을 발행해 실제 자기자본을 얼마나 늘리고 기존 보통주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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