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디어 사업에 ‘AI 전면 배치’ 선언…지니TV·콘텐츠 제작 전방위 전환

2026년까지 5000억 투자AI 스튜디오 랩 신설
IPTV 탈피해 FAST·숏폼 등 신사업 가속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4-16 13:45:08

▲ KT사옥 <사진=KT>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KT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미디어 사업 전반을 개편한다. IPTV 플랫폼 지니TV에 AI 에이전트를 탑재하고,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유통까지 AI 기술을 도입하는 조직을 신설하면서다. 

 

이를 통해 유료방송 성장 한계에 부딪힌 시장을 재구성하고, 미디어를 그룹 핵심 포트폴리오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미디어 뉴 웨이(New Way)’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AI 플랫폼 고도화 ▲AI 콘텐츠 제작 체계화 ▲신규 사업모델 확보로 요약된다. 전체 전략 실행을 위해 2026년까지 약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 미디어부문장 김채희 전무는 “유료방송 시장이 정체하고 소수 글로벌 OTT 중심으로 가치사슬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기존 고원가 제작 구조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AI 플랫폼, AI 콘텐츠, 사업모델 혁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측면에서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올해 상반기부터 지니TV에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탑재한다. 대화형 LLM(Large Language Model) 기반으로 구현된 이 에이전트는 기존 음성검색을 뛰어넘는 직관적 콘텐츠 탐색을 지원한다. “ENA 채널에서 방영한 군대 배경의 유쾌한 드라마가 뭐였지?”라고 묻는 식의 모호한 질문에도 지니TV 오리지널 ‘신병’을 찾아 연결해주는 식이다.

김 전무는 “그간 AI 기반 음성 검색 경험이 만족스럽지는 못했다”며 “챗GPT 기반 커스텀 모델을 적용해 더욱 자유로운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외부 콘텐츠 검색까지 포함해 지니TV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하이라이트 탐색, 특정 장면 스킵, 홈쇼핑 인사이트 솔루션 등 기능도 연내 추가된다.

AI 콘텐츠 측면에서는 KT 내부에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 그룹 콘텐츠 자회사의 역량을 결집해 콘텐츠 전 과정에 AI 기술을 도입한다. ▲AI 보조 심사관을 통한 흥행 예측 ▲AI 작가와 스토리보드 기반 기획 ▲AI 기반 편집, CG, 음악 등 제작·후반작업 ▲AI 숏폼, 자막·PPL 등 마케팅 및 유통이 포함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자체 IP 강화 전략도 병행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티빙 등과 동시 공개하며 접근성을 확대하고, ‘신병 시리즈’를 영화로 확장하는 ‘신병: 더 무비’도 제작한다. 해외 로컬 제작사와의 전략적 협력도 검토 중이다.

특히 AI 기반 사전 흥행 예측 시스템을 통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은 IP를 선별하고, 이를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체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해당 체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콘텐츠 수익화를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IPTV 시장 자체에 대한 재편도 본격화된다. KT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숏폼 등 신규 사업모델을 도입하고,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제작 스튜디오로 전환한다. 이미 20여 편의 공동제작 콘텐츠를 국내외 플랫폼과 협의 중이며, 지니TV에 FAST 채널을 우선 도입한 뒤 타 플랫폼 확대 여부도 검토한다.

김 전무는 “패스트는 지니TV 플랫폼에 우선 적용해보고 그것을 교훈 삼아 지니TV 외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번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콘텐츠와 플랫폼·투자 전문성을 갖춘 신종수 상무를 미디어전략본부장으로 영입하고, IP 기획에 강점을 가진 정근욱 대표를 KT스튜디오지니 수장으로 선임했다. 외부 AI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도 지속 확대 중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전략은 IPTV 사업자에서 AI 미디어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는 출발점”이라며 “통신사가 아닌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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