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네이버, '카톡대란' 반사이익 '톡톡'...발빠른 위기대응력 입증

카카오와 달리 "모든 서비스 조기 정상 가동" 발표...카톡 대체재인 '라인' 사용시간 늘고 주가 오르는 등 반대급부 많아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2-10-18 13:42:37

▲ 카톡대란으로 위기에 빠진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가 빠른 위기대처 능력을 과시해 주목된다. 사진은 네이버 본사. <사진=조은미 기자> 

데이터센터 화제로 주요 서비스가 먹통되며 전국민적 불편과 혼란을 야기한 '카톡대란'의 후폭풍이 거세고 일고 있다. 카카오그룹의 위기대응력과 사회적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으며, 플랫폼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빅테크기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정치권은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 카톡대란에 대한 집중감사에 들어갔다. 카톡대란을 계기로 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창업 이래 가장 심각한 위기에 내몰린 카카오그룹과 달리 카카오와 같은 날 같은 사태를 맞이한 네이버는 특유의 발빠른 위기대응 능력을 과시하며 사태 발발 약 48시간 만에 정상화에 성공,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시스템이 집중돼 피해를 많이 보고 복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각종 서버를 분산 배치한데다, 사태 발발 이후 위기대응시스템을 즉각 가동해 완전 복구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킨 결과다. 실제 네이버는 주요 서비스의 이중화와 서비스 컴포넌트 분산 배치, 백업시스템 덕에 카카오에 비해 피해가 적었다.

 

네이버는 18일 오전 지난 주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부 장애가 있었던 주요 서비스들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공식 밝혔다. 일부 서비스는 단 몇시간만에 정상화되기도 했다. 비상대책위까지 꾸리며 복구에 총력적으로 대응중인 카카오가 사흘이 지난 아직까지 일부 서비스가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네이버, 모든 서비스 정상 가동 선언 

네이버 측은 공지를 통해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검색, 뉴스, 쇼핑, 카페, 블로그, 시리즈온, 오픈톡, 스마트스토어 센터 등 일부 기능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그러나, 17일 오후 3시기준으로 모든 서비스 기능이 정상 복구돼 사용이 가능한 상황임을 안내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이같은 빠른 복구와 남다른 위기대응능력은 카카오와 비교되며 네이버가 반대급부를 톡톡히 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거의 모든 서비스부문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카카오에 대한 사용자들의 집단 반발로 인해 되레 네이버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두 그룹의 간판 플랫폼인 메신저 사용시간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무려 10시간 가까이 먹통 상태였던 카톡의 지난 15일 총 사용시간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반면, 라인의 사용시간은 크게 늘었다.


라인은 일본, 태국 등 동남아지역에선 국민메신저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시장 만큼은 국민메신저 카톡의 위세에 철저히 눌려있는 상태였다. 카톡대란 사태가 일어난 15일은 달랐다. 

 

라인은 일일 총 사용 시간이 14일 9만2천여 시간에서 15일 19만2천여 시간으로 무려 108.28% 급증했다. 하루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수를 나타내는 DAU(Daily Active Users)도 96만6천여명으로 하루새 118.34% 늘었다.


네이버가 반대급부를 본 것은 비단 라인 뿐만이 아니다. 카카오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경쟁 앱들은 대부분 사용 시간이 늘고 DAU가 증가했다. 다음과 경쟁하는 네이버 앱 사용 시간이 11.69% 오른 것을 필두로 네이버지도 등 많은 서비스들이 카카오의 대체재로서 반사이익을 봤다.

 

카톡 사용시간 급감, 라인은 급증 대조적

반대로 카카오는 카카오T, 카카오지도, 카카오페이 등 대부분의 서비스의 트래픽이 일제히 폭락했다. 이들 서비스는 판교 SK C&C 화재로 인해 15일 오후 3시 33분께부터 메시지 송수신이 되지 않는 등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며 사용자 이탈이 켰다.


특히 택시, 대리, 바이크, 킥보드 등의 앱인 카카오T의 경우 15일 총 사용시간이 전날보다 38.17% 급락했다. 카카오맵은 22.68%, 카카오버스는 42.14% 줄어들었다. 다음 앱의 사용 시간이 23.83% 감소했고 카카오페이(-56.12%), 카카오페이지(-50.72%)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단, 판교 데이터센터 대신 서울 상암동 LG CNS 센터를 메인 전산센터로 둔 카카오뱅크는 예외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가 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카톡대란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7일 카카오를 비롯한 카카오계열 4개 상장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네이버 주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5.93% 떨어진 4만83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카카오뱅크(-5.14%), 카카오페이(-4.16%), 카카오게임즈(-2.22%) 등 상장 계열사도 모두 급락했다. 카카오 관련주는 장중 한때 10% 안팎의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네이버는 달랐다. 비록 0.91% 오른 16만7천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국가적인 대란 사태를 빚은 장본인중 하나란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방한 것이다. 두 회사의 위기대능능력이 비교되면서 주가 흐름이 엇갈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18일 증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후 1시25분 현재 코스피가 1%대의 반등이 이루어진 탓에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3.29% 상승한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의 전일대비 상승률은 1.96%에 불과하다.


향후 주가 전망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반적으로 플랫폼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견고하고 카톡대란이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네이버에 비해 카카오가 상대적으로 전망이 더 어둡다는 얘기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상황 속에서 가뜩이나 성장주 투자심리가 좋지 않았는데, 카카오 이슈로 인해 플랫폼 기업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다시 한번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도 희비교차...카카오, 큰 후유증 예고

이번 사태의 후유증면에서도 카카오가 훨씬 심각해 보인다. 무엇보다 카톡 먹통 사태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이 인터넷 카페에서 피해자 모임 등을 개설,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등 단체 소송 준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톡과 연동된 상용서비스의 장애로 인해 금전적 손실을 본 유통업체들도 카카오입장에선 골치아픈 문제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카톡대란 사태에 대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카카오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대통령은 17일수석비서관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카톡 사태와 관련, "전쟁 같은 비상 상황에 카톡이 먹통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통신망 때문에 국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비되면 곤란하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와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국민편리성을 높이며 대한민국 빅테크업계를 대표하는 그룹으로 성장한 카카오가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또 이를 통해 매출 등 여러면에서 상대적 열세인 네이버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 카카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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