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실적 저점 통과…2분기 반등 향한 ‘선택과 집중’ 시동
2조 유상증자로 체질 개선 가속…전고체·북미 ESS·슈퍼 사이클 대비 전략 본격화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2025-04-16 13:54:49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삼성SDI는 1분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와 완성차 업체의 재고조정, 중국 배터리 기업의 가격 공세 등 복합적 악재 속에서 매출 감소와 함께 '적자 전환'이라는 불편한 현실과 마주했다.
하지만 삼성SDI는 이번 하락을 오히려 ‘캐즘’을 통과하는 통과의례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대응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전사 차원의 재무 안정화, 장기 투자 회수 구조 설계, 미래 기술 고도화라는 "보다 근본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 1분기 실적, "고비 넘겼다"…2분기부터 반등 전망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5% 감소한 2조8450억원, 영업손실은 약 34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함께, 주요 고객사인 BMW와 아우디 등의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20~30% 감소하며 배터리 발주량도 줄어든 여파다. 삼성SDI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과 BYD 등 중국 LFP 배터리 중심 기업에 밀려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고객사의 재고 정상화와 북미·유럽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럽 내 순수 전기차 등록 대수는 전월 대비 34% 증가하며 반등 신호를 보였다.
◆ 2조 원 유상증자 단행…중장기 성장동력 선제 확보
삼성SDI는 지난 3월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단기적인 자금 유입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결정을 통해, 삼성SDI는 미래 성장에 필요한 ‘기반 체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평가다.
조달된 자금은 ▲GM과의 북미 합작법인 StarPlus Energy 증설 ▲헝가리 생산시설 확장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구축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은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가 아니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침체 이후에 찾아올 ‘슈퍼 사이클’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 LFP 기술 상용화 등 미래 기술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북미 ESS 시장,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
최근 삼성SDI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다. AI와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ESS 수요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최대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4000억 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내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향후 스텔란티스 공장의 본격 가동과 함께 북미 지역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 부문은 삼성SDI의 실적 반등에 있어 새로운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삼성SDI도 제품 다변화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지름 46mm) 제품의 양산을 시작하며, 고출력·고에너지밀도 기술의 진화를 알렸다.
또한 기존 주력 제품인 각형 배터리 역시 'P7' 등 프리미엄 버전으로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는 단기 매출 회복보다,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차원의 ‘전략적 제품 강화’로 읽힌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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