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부터 AI·해외조달까지…카드사들, 경쟁력 키우기 ‘3색 행보’
카드 이용은 늘었지만 수익성 부담은 지속
롯데카드, 소아암 환아 쉼터 후원으로 상생 강화
신한카드·KB국민카드, 조달 다변화와 AI 상담으로 체질 개선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6-10 14:31:46
카드업계가 수익성 압박 속에서 각기 다른 방식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조달비용 부담, 연체 관리 등으로 본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롯데카드는 사회공헌, 신한카드는 글로벌 자금조달, KB국민카드는 인공지능(AI) 상담 고도화를 앞세우고 있다. 단순 결제 서비스 경쟁을 넘어 비용 효율과 고객 경험, 사회적 책임까지 경쟁 축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카드업계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원으로 전년보다 8.9% 감소했다. 카드 이용액과 카드대출 수익은 늘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122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지만,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4427억원 줄었다.
수수료 구조도 카드사에는 제약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 신용카드가맹점은 308만7000곳으로 전체의 95.7%에 이른다. 이들 가맹점에는 연매출 구간별로 신용카드 0.4~1.45%, 체크카드 0.15~1.1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 규모가 커져도 수수료 수익 확대 여력이 제한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본업 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카드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를 쌓는 데 초점을 맞췄다. 롯데카드는 지난 9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소아암 환아와 가족을 위한 쉼터 후원금 2억9074만6615원과 임직원 사회공헌기금 1268만8528원을 전달했다. 후원금은 여덟 번째 소아암 쉼터 개소에 쓰인다.
소아암 쉼터는 지방에 거주하는 환아와 가족이 서울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롯데카드는 2018년부터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함께 해당 사업을 지원해왔고, 올해 4월까지 누적 이용자는 2만445명으로 집계됐다. 임직원 사회공헌기금은 직원 기부금에 회사가 같은 금액을 더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조성됐으며, 올해까지 누적 후원금은 1억6153만원을 넘어섰다.
신한카드는 자금조달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국내 비은행 금융기관 최초로 미화 4억달러 규모의 변동금리부채권(FRN) 포모사본드를 공모 발행했다. 만기는 3.5년이며 금리는 미국 무위험지표금리인 SOFR에 0.82%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한다.
이번 발행에는 발행액의 4배를 웃도는 16억9000만달러 규모 주문이 몰렸다. 신한카드는 변동금리 구조를 활용해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는 동시에 해외 투자자 기반을 넓혔다. 카드사는 예금 수신 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등 시장성 조달 의존도가 높다. 조달금리 변동이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해외 채권 발행과 투자자 다변화는 비용 관리 측면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디지털 고객 접점 고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기존 규칙 기반 챗봇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고객 상담 체계를 개선했다. 고객 질문에 포함된 오타나 다양한 표현을 분석해 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복합 질문 이해와 상담 요약 기능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카드사 입장에서 AI 상담은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다. 고객센터 운영 효율을 높이고 상담 품질 편차를 줄이는 동시에 반복 문의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다. KB국민카드는 향후 생성형 AI를 상담사 업무 지원 기능과 AI 콜봇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고객 문의 의도를 분석해 관련 매뉴얼과 안내 정보를 자동 추천하고, 음성 상담 영역까지 AI 적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카드 3사의 행보는 서로 다르지만 배경은 같다. 결제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카드사의 전통적 수익원은 예전만큼 탄탄하지 않다. 수수료 인하와 조달비용 부담, 건전성 관리 압박이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은 사회적 책임, 자금조달 다변화, 디지털 전환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흐름이다.
다만 각 전략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사회공헌은 브랜드 신뢰 제고 효과가 있지만 단기 수익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해외 조달은 금리와 환율, 투자자 수요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AI 상담 역시 도입 자체보다 정확도, 보안, 소비자 민원 대응 품질이 관건이다.
카드업계의 경쟁은 이제 할인 혜택과 결제 편의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수익성 방어와 조달 안정성, 디지털 운영 효율, 사회적 신뢰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면이다. 롯데카드와 신한카드, KB국민카드의 최근 행보는 카드사들이 저성장 환경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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