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삼성전자, 반도체 부진 딛고 하반기 반등 노린다(1부)

2분기 영업이익 55% 급감…AI 메모리·테슬라 계약이 회복 동력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5-09-10 13:35:58

▲삼성전자, CES 2025서 'Home AI' 통해 초개인화된 미래 홈 제시/사진=삼성전자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놨지만, 하반기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반도체 부진 속에서도 모바일과 가전이 선전했고, AI 메모리와 테슬라 대규모 계약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5년 2분기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74조6천억 원, 영업이익 4조7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감소, 55% 감소한 수치다.

 

당초 증권가가 제시한 컨센서스 영업이익 6조2천억 원에도 크게 미달했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은 4천억 원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80% 이상 줄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된 데다, 고부가가치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서 나간 것이 뼈아팠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HBM3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AI GPU용 공급을 확대하며 메모리 매출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모바일과 소비자가전 부문은 비교적 선방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 등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MX(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은 3조 원대 중반을 유지했다.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 부문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전략이 유효하게 작동해 분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실적 반등의 근거로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전략적 고객사 계약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인공지능 학습·추론용 서버 증설에 나서면서, HBM3E·HBM4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은 HBM3E를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하고, 차세대 HBM4 개발을 앞당겨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늦게 출발했지만 대규모 양산 능력과 기존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이 주목된다. 지난 7월 말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연간 2억 달러 이상의 매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현재 수익성이 낮은 파운드리 사업부에 실질적인 회복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다.

또한, 삼성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공장의 가동을 2026년으로 목표하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스마트폰 생산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장기 경쟁력 확보 전략의 일환이다.

증권가도 하반기 삼성전자에 대해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4조7천억 원에 그치며 충격을 줬으나, 하반기에는 AI 수요 증가와 파운드리 고객 확대에 힘입어 점진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는 9만 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결국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은 AI 슈퍼사이클에 어떻게 올라타느냐, 그리고 테슬라 계약 등 대형 고객사 공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2분기의 부진이 바닥을 찍은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 경쟁력 약화의 신호인지, 올 하반기 실적이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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