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글로벌시장 출격 '갤Z5'의 흥행 여부가 주목받는 세가지 이유
삼성, 11일 갤Z5 50여개국 공식 출시...워치5와 탭9도 동시
사전판매 호조, 전작 판매량 크게 웃돌듯...1500만대 목표
3Q 실적반등 견인차 역할 기대...폴더블폰 대세 정착 주목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8-11 13:35:08
삼성전자의 2023년형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5시리즈'(이하 갤Z5)가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11일 갤럭시Z플립5·갤럭시Z폴드5로 구성된 갤Z5시리즈를 세계 시장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1차적으로 갤Z5의 출시지역으로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중국 등 50여 개국을 선정했다. 스마트폰의 주류 시장을 먼저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다음달까지는 글로벌 출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은 갤Z5와 함께 뛰어난 디자인 퀄리티와 혁신적 기능으로 중무장한 스마트워치와 태블릿 신작 '갤럭시 워치6'와 '갤럭시 탭9'도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아무래도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갤Z5에 쏠려있다. 갤Z5의 흥행 여부가 삼성 내부는 물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트렌드와 경쟁 구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폴더블폰 스마트폰 시장 주류 장르 부상의 분수령
갤Z5의 흥행 여부가 주목받는 첫번째 이유는 폴더블폰이 스마트폰 시장의 메인 스트림(주류)의 하나로 자리를 잡느냐의 1차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폴더블폰은 삼성이 작년에 출시한 갤Z4시리즈를 계기로 고성장 반열에 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애플이 여전히 폴더블폰에 냉소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폴더블폰 시장규모는 1천만 대 남짓에 불과하다. IT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은 1980만 대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는 같은 기간 폴더블폰 판매량을 2140만 대로 예측했다.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 삼성이나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1모델의 판매량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폰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디자인과 편의성을 근간으로 최대 약점이었던 힌지(경첩)기술의 급진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폴더블폰에 대한 사용자들의 인식이 바뀌며 최근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이런 상황에 업계 1위인 삼성의 갤Z5가 전작을 훨씬 뛰어넘는 흥행 대박을 친다면, 폴더블폰의 대세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커지면 커질 수록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며, 그럴수록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 시장파이가 커질 것이란 의미이다.
실제 삼성이 갤Z4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오포,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 잇따라 가세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기업 구글도 '픽셀폴드'란 폴더블폰을 내놓으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폴더블폰의 잠재력에 자극받은 애플도 폴더블폰 개발을 위한 예열을 마친 상태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는 2025년 이후로 예상되고 있지만, 라이벌 삼성이 갤Z5로 흥행폭을 키운다면 출시 시점을 대폭 앞당길 개연성이 충분하다.
결국 삼성의 갤Z5의 흥행은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지만, 폴더블폰을 스마트폰 시장의 주류 장르로 올려놓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갤Z5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스마트폰 시장의 이슈를 몰아간다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규모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되면 폴더블폰이 대세로 굳어지며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애플과의 1위 경쟁과 중국업체들의 추격 따돌릴 변수
삼성의 갤Z5시리즈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바꿀만한 중요한 변수이다. 무엇보다도 스마트폰 세계 최강 자리를 놓고 물고 물리는 접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자존심 경쟁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임팩트를 갖고 있다.
삼성과 애플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작을 내놓은 시점에 따라 시장점유율 순위가 바뀌는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이 올초 내놓은 갤럭시S23의 선전으로 삼성은 1, 2분기에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전체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 2분에 삼성은 21%의 점유율로 애플(17%)과의 격차를 1분기 1%포인트에서 4%포인트로 늘렸다. 박빙의 승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갤S와 갤Z시리즈 쌍포를 내세워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갤Z5가 흥행 대박을 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1위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갤Z5의 판매시점은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 차기작 아이폰15와 일정기간 맞물린다. 갤Z5의 흥행여부가 아이폰15의 판매량은 물론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갤Z5의 흥행은 중국업체들의 추격권에서 벗어나느냐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 때 80%를 넘던 삼성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짝퉁'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포, 화웨이 등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선두 삼성을 맹추격중이다.
시장조사기관의 최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45%다. 여전히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1년전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반면 2, 3위인 오포(21%)와 화웨이(15%)의 합산 점유율은 36%까지 치솟았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중국업체들이 강력한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폴더블폰 원조인 삼성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이다.
즉, 갤Z5의 흥행 여부는 삼성이 폴더브폰 시장 러더십을 더욱 확고히하느냐, 아니면 중국 등 후발기업의 추격에 의해 강력했던 시장지배력을 상실하느냐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내심 1500만 대 판매목표…3분기 삼성 실적 반등의 열쇠
갤Z5는 내부적으로 삼성의 3분기 이후 실적 반등을 견인할 키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고전으로 1, 2분기 연속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갤S23시리즈의 선방으로 겨우 적자를 면했을 뿐이다.
갤S23의 신작효과가 사그러진 상황에서 갤Z5는 3분기 이후 삼성 실적 반등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고성능, 고용량 반도체를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살아나는 상황에 갤Z5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한다면, 당장 3분기에 의미있는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성의 1차 갤Z5 판매목표는 1천만 대 이상인데, 사전판매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등 출발이 좋다. 삼성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갤Z5 사전판매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삼성의 국내 갤Z5의 총 사전판매량은 102만 대다. 폴더블폰 국내 사전판매 100만 대 시대를 처음 연 것이다. 핵심 플래그십모델 갤S23이 사전판매량(109만 대)엔 다소 못미치지만, 전작 갤Z4(97만대)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기록적인 사전판매고를 올려 삼성 내부가 한껏 고무돼 있다.
삼성이 대외적인 갤Z5 판매목표는 '1천만 대 이상'이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갤Z4가 1천만 대를 목표로 했고, 거의 근접했다"며 갤Z5의 목표는 1천만 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 내부적으로는 1500만 대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음에도 폴더블폰 시장만큼은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가 갤Z5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올해 폴더블폰 글로벌 누적판매량이 3천만 대를 넘기며 폴더블폰 대세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삼성의 시장점유율을 50% 안팍이라고 보면, 1500만 대가 목표치란 얘기다.
폴더블폰에 강한 프라이드를 보여준 것도 이같은 자신감을 방증한다. 삼성이 지금까지의 관행을 포기하고 갤Z5의 언박싱 행사를 사상 처음 미국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진행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폴더블폰의 종주국 이미지를 부각시켜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속내가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목표대로 갤Z5가 1500만 대까지 늘어난다면, 삼성은 3분기 실적은 깜짝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의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8918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35% 줄어든 수치지만 전 분기와 비교해 332.5%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D램 업황 개선을 전제로 예측한 것인데, 갤Z5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선방이 맞물린다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수도 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전작을 웃도는 흥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갤Z5가 과연 초반 돌풍의 여세를 모아 장기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세계 폴더블폰 시장의 대세화와 삼성 실적 반등 등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갤Z5가 향후 어떤 성과를 보여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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