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이젠 방산·조선이 증시의 대세?...장기 침체 속 시총랭킹 '대약진'
현대重·KAI·현대로템 등 시총랭킹 급상승...삼성·하이닉스·카카오 등 IT신기술주 부진과 대조적 행보 주목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10-11 13:34:14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 환율의 급등으로 증시가 폭락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방산과 조선업종이 눈에띄게 좋아진 업황을 대변하며 증시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방산과 조선업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란 악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며 업황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의 장기침체 속에서 방산과 조선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증시의 대세로 떠올랐다.
11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총은 연초 2575조원에서 1분기 말 2506조원, 2분기 말 2095조원, 3분기 말 1942조원으로 계속 내리막세를 보이며 올들어 3분기까지 시총이 무려 633조원 가량 증발했다. 단 9개월 사이에 국내 증시의 시총 규모가 4분의 1 정도 날라간 것이다.
주가폭락에 연초대비 시총 633조원 증발
이 기간에 시총이 감소한 종목은 총 2033개로 전체 종목의 83.5%에 달했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 대부분의 종목이 시총 감소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시총이 증가한 종목은 고작 375개(15.4%)다. 거의 변동이 없는 종목이 27개(1.1%)였다.
이에 따라 시총 1조원이 넘는 이른바 '1조클럽' 가입 종목도 연초 288개에서 9월말 현재 213개로 75개나 줄어들었다. 시총은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중 하나이고, 시총 1조원은 대형주의 상징적 지표란 점에서 최근의 증시침체가 어느수준인지를 가늠케 한다.
증시가 총체적 부진의 늪에 빠지며 기라성같은 종목들이 일제히 시총 급락에 울상을 짓고 있음에도 방산과 조선업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침체 증시에서 반전 드라마를 썼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및 물류대란이 발발,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위주로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업과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무기 시장이 크게 활성화된 여파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방산 종목이 대약진한 것이다.
우선 조선종목의 경우 현대미포조선이 증시 침체에도 아랑곳없이 작년 10월12일 종가 6만2500원에서 현재 10만원대까지 치솟으며 시총 4조원대로 급상승했다. 이에따라 전체 시총 랭킹면에서도 124위에서 72위로 수직상승했다.
세계 조선업계 1위로 우뚝선 현대중공업 역시 시총이 연초 9조원에서 현재 10조원대로 올라서며 전체 시총 순위 27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주요 종목이 대부분 시총이 감소한 것과 달리 연초 대비로는 소폭이나마 시총이 늘어난 상태다.
K방산, 비약적 성장세 타며 '증시 반란' 주도
방산 종목의 대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K방산이 유럽, 중동 등지에서 호평을 받으며 선전하고 있는데다가 업황이 좋아 증시부진 속 주가상승세가 도드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방산종목은 올 초대비 시총을 대폭 끌어들이며 장기침체기에 빠진 틈을 타 증시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CXO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시총랭킹 150위권에서 98위에 올라서며 100위권 진입에 성공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138위에서 88위로 무려 50 계단이나 점프했다. 한국항공우주(KAI)도 108위에서 6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시총랭킹 톱50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선과 방산종목이 시총랭킹은 앞으로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증시를 좌지우지하며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종목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계속되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부진한 행보가 불가피한 반면, 조선과 방산은 꾸준히 업황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CXO연구소 분석 자료를 보면 IT와 신기술 종목의 시총 하락이 눈에띈다. 무엇보다 부동의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시총이 연초 469조원에서 9월말 기준 316조원으로 152조원 급감하는 등 시총이 급감한 종목 대다수가 IT및 신기술업종 종목들이다.
부동의 시총 1위 삼성, 152조원 급감 '울상'
삼성에 이어 SK하이닉스가 94조원에서 60조원으로 34조원 가량 줄어든 것을 비롯해 네이버(62조원→32조원), 카카오(51조원→25조원), 카카오뱅크(29조원→10조원), 카카오페이(23조원→7조원), 크래프톤(23조원→10조원) 등 시총상위 IT신기술 종목의 시총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시총8위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올들어 계속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다가 3월15일을 기점으로 글로벌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게 알려지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이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한국산 전기차를 배제하는 것을 골자로한 IRA(인플레이션방지법) 시행에 들어간데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급락, 결국 연초 대비 20% 정도의 주가와 시총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시총 상위 20위권에 있는 대장주 종목의 가치가 대부분 하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기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선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시총 급감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몇몇 대기업이 시총을 불리며 순위를 대폭 끌어올려 눈길을 끌었다. 시총 2위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미국발 태양광 특수가 기대되는 한화솔루션, 이동통신업계 만년 2위 KT, 종합비철금속제련업계 1위 고려아연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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