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청, 목동 홈플 나가라…점주들 "공기관이 일터 없애"

양천구청 "부지 매각 위해 홈플과 토지임대 계약 갱신 안 하는 것일 뿐"
목동부지'오피스시설'로 개발 예정…서울시'공공성 강조한 개발'과 상반돼
2021년 이마트 가양점 매각시 점주들에게 최대 24개월 시간 확보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12-14 13:32:41

▲ 홈플러스 목동점

 

내년 5월 강제 폐점을 앞둔 목동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이 10개월째 보상 문제와 관련해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점이 6개월도 채 안 남았지만 홈플러스는 "보상 절차가 아닌 폐점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며 '점주 보상'에 대해 선을 그었다.

목동 홈플러스 부지 소유주인 양천구청은 "지역 개발을 위해 홈플러스와 토지 사용 계약 갱신을 하지 않은 것 뿐"이라며 "계약서대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입점 점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될 형국이다. 


하지만 지난 4월 폐점한 이마트 가양점 매각 처리 방식과는 확연히 달라 양천구청은 '공기관이 자영업자 일터를 없애 버렸다'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1999년 양천구청에 현재 목동 홈플러스 부지를 25년간 장기 임대 계약해 영업해 온 '목동 홈플러스'가 내년 11월 16일로 종료된다. 토지 소유주인 양천구청이 지역 개발을 위해 퇴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입점 점주들은 "설마 구청이 대형마트를 쫓아내겠어?"라며 안일하게 대응했던 홈플러스가 이 사태를 키웠다고 말한다.


목동점 입점 점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 폐점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원하고 있지만 홈플러스도 쫓겨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양 측 간 원만한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목동점에 입점한 A점주는 "지난 6월 방송사 뉴스로 목동 홈플러스가 폐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손님은 예전보다 더 줄었는데 피해 보상은 막막하다"며 "홈플이나 구청 모두 다 똑같이 나쁘다"라고 불신을 토로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양천구 목동 홈플러스 일대(목동 919의 7 외 1필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며 "향후 세부 개발계획 수립 때 수익성 위주의 개발에서 벗어나 주변 개발사업과 연계한 중심 기능 및 공공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천구청은 이러한 서울시의 개발계획과는 상반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양천구청 측은 "이기재 양천구청장의 공약이 홈플러스 부지를 업무시설로 개발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라며 "부지를 공개 매각해 대기업 유치나 오피스, 사무용 시설로 개발해 지역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점주 보상과 관련해서는 "점주와의 문제는 홈플러스와 해결해야 된다"며 보상 지원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입점 점주 B씨는 "대기업 본사가 들어선다고 대기업에서 양천구민을 뽑는 것도 아닌데, 대형마트 일자리보다 얼마나 늘지는 회의적이다"며 "지금이라도 퇴거 계획을 보류해 달라"고 말했다.

유사한 사례였던 이마트는 가양점을 매각하며 홈플러스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줬다.

 

이마트는 인근에 위치한 가양점을 2021년 5월 현대건설 컨소시움에 682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이마트는 해당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한 후 12개월간 임차 운영하며, 향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신축할 건물 중 일부를 분양받아 재입점하는 조건부 거래로 계약했다. 

 

이마트는 매각 후 철거까지 상당한 시일을 확보해 점주들과 아무런 분쟁 없이 정리하며 2023년 4월 철거에 들어갔다. 최대 24개월의 시간을 준 것이다.

 

이에 비해 홈플러스는 점주들에게 지난 4월경 폐점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내년 5월까지 가게를 비워야 한다고 공지했다. 양천구청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목동점 입주 점주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다.

 

홈플러스 목동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한 주민은 "구청과 홈플러스가 점주들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수십년간 마트였던 자리인데 1~2년 더 마트로 남아 있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홈플 목동점에는 음식점, 카페, 반려동물용품점, 치과, 옷 가게 등 46개 점포가 있으며, 홈플러스 종사자를 포함해 14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 지난 12일 홈플러스 목동점 푸드코트에는 저녁 시간인데도 한가한 모습이다.<사진=양지욱 기자>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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