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삼성월렛 신용카드 확대 '양날의 검'…새 수익원이냐 기존 결제 잠식이냐
내년 중국 신용카드 QR결제 도입…우리은행 정산 참여 여부가 변수
결제 처리 확대 땐 수익 기반 확장, 제외 땐 선불결제 경쟁 심화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29 13:30:38
우리은행의 삼성월렛 해외결제 사업이 새로운 갈림길에 섰다. 내년 신용카드 QR결제 확대가 새로운 수익 기반을 열어줄 수도 있지만, 기존 선불결제 이용자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확대되는 결제 거래에서 우리은행이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핵심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전영현·노태문)는 우리은행(정진완), 중국 텐센트와 협력해 2027년 1분기 중국 위챗페이(WeChat Pay) 가맹점의 QR결제 수단을 신용카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삼성월렛 머니에 연결된 계좌에서 원화를 충전해 결제하는 선불 방식이다. 중국에서는 QR코드를, 다른 주요 해외 지역에서는 마스터카드(Mastercard) 결제망을 활용한다.
우리은행은 선불금 발행과 관리, 충전·결제·정산을 담당한다. 지난 27일 기준 삼성월렛 머니의 유효 가입자는 300만명이다. 충전계좌 가운데 우리은행 계좌 비중은 42%이며, 나머지 58%는 다른 은행 계좌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자사 고객뿐 아니라 다른 은행 고객의 결제까지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QR결제가 도입되면 사업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결제수단 확대 계획만 발표했을 뿐 신용카드 거래에서 우리은행이 맡을 역할과 수익 배분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두 가지 가능성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우리은행이 신용카드 QR거래의 결제 처리나 정산업무에도 참여하는 경우다.
이 경우 우리은행의 사업 범위는 선불금 관리에서 신용카드 결제 관련 인프라까지 확대될 수 있다. 기존에는 삼성월렛 머니를 이용하는 고객의 거래를 처리했다면 앞으로는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고객의 거래에서도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구조다.
은행 계좌를 삼성월렛 머니에 연결하지 않은 고객까지 잠재적인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삼성월렛 이용자가 선불금 대신 신용카드로 결제하더라도 우리은행이 해당 거래의 처리나 정산에 참여하고 계약에 따른 대가를 받는다면 결제수단 변경에 따른 수익 감소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이는 우리은행이 예금계좌 기반 결제사업을 넘어 외부 금융회사의 결제까지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뜻한다.
다만 신용카드 결제에 참여한다고 해서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가 자동으로 우리은행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수익은 카드사 및 결제망 사업자와 체결하는 계약, 업무 범위, 비용 분담에 따라 달라진다.
또 신용카드 거래는 선불금 충전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결제 처리사업이 확대되더라도 우리은행 계좌 이용이나 수신 확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거래 확대가 곧 수익성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은행이 기존 삼성월렛 머니의 선불결제만 담당하고 신용카드 QR결제는 카드사와 다른 결제사업자가 처리하는 경우다.
이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삼성월렛 머니의 장점인 별도 앱 설치 없는 중국 QR결제의 편의성이 신용카드에도 제공되면 이용자는 선불금을 충전하는 대신 기존 신용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신용카드의 후불결제 기능과 기존 카드 혜택을 선호하는 고객에게는 선불형 삼성월렛 머니를 이용해야 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삼성월렛 전체의 결제 이용액은 증가하더라도 우리은행이 직접 처리하는 선불결제 거래액은 기대만큼 늘지 않거나 일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물론 신용카드 QR결제 도입으로 삼성월렛 이용자가 늘면서 선불결제까지 함께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어느 효과가 우세할지는 실제 고객의 결제수단 선택에 달려 있다.
문제는 고객 확보 비용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해외결제 이용자에게 0.3%를 기본 적립하고 올해 말까지 조건에 따라 최대 5.3%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 같은 혜택은 선불결제 이용을 유도하는 수단이지만, 신용카드와의 경쟁이 심화되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혜택이 필요해질 수 있다. 은행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라면 결제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이 국내 주요 가맹점과 직접 제휴해 중개비용을 절감하는 방식 역시 해외 거래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는 위챗페이, 다른 해외 지역에서는 마스터카드 등 외부 결제망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결제 사업의 손익은 고객에게 부과하는 수수료 유무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결제망 이용 비용과 정산 비용, 포인트 적립 부담을 뺀 실질적인 수익을 따져야 한다.
우리은행이 신용카드 결제 처리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 플랫폼 전체의 거래가 늘어도 은행의 선불결제 거래가 줄어들면 투자와 운영비용을 회수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어서다.
가입자와 은행 고객 사이의 간극도 과제다.
삼성월렛 머니의 연결계좌 중 우리은행 비중이 42%라는 사실은 다른 은행 고객을 자사 금융서비스로 유치할 기회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신용카드 QR결제가 확대되면 소비자가 우리은행 계좌를 별도로 연결할 필요 없이 해외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지도 늘어난다.
우리은행은 삼성월렛 전용 예금·적금 등을 통해 결제 이용자를 은행 고객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향후에는 결제 처리 수익뿐 아니라 이러한 금융상품 연계 효과까지 확인해야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할 수 있다.
결국 내년 신용카드 QR결제 확대는 우리은행에 두 가지 상반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신용카드 거래까지 처리하는 구조로 확장된다면 우리은행은 삼성월렛의 해외결제 인프라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반대로 선불결제에 역할이 한정된다면 같은 플랫폼 안에서 신용카드와 고객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다만 어느 경우에도 실제 이익은 거래량과 계약상 수익 배분, 운영비용에 따라 결정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해외 결제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그 성과는 삼성월렛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결제가 이뤄졌느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삼성월렛의 결제수단이 확대될수록 우리은행의 사업영역도 함께 넓어지는지, 아니면 플랫폼 성장의 상당 부분을 다른 결제사업자가 가져가는지가 관건이다. 내년 신용카드 QR결제 도입은 그 차이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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