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급식 떼고 ‘빵·버거’ 키웠다…식품 B2B 전환 속도
성수공장 4배 규모 인천 이전 추진…냉동 샌드위치 연 500만개
노브랜드 버거 2030 점주 비중 25%…재무구조도 빠르게 개선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7-15 14:15:53
신세계푸드가 단체급식 중심의 종합식품회사에서 베이커리와 식품 제조, 프랜차이즈를 앞세운 기업 간 거래(B2B) 전문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했다. 대신 대량생산이 가능한 베이커리와 냉동 간편식, 가맹점 중심의 노브랜드 버거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제품 판매와 신규 가맹점 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푸드(대표 임형섭)의 사업 전환을 상징하는 것은 베이커리 생산시설 확대다. 신세계푸드는 인천 소재 생산시설을 인수해 약 500평 규모인 서울 성수공장의 생산 기능을 이전할 계획이다. 새 인천 공장은 약 2000평으로 성수공장의 4배 규모다. 올해 9월 재정비와 증설 공사를 시작해 2027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새 공장은 케이크와 디저트, 샌드위치 등 고부가가치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존 오산·천안·이천·음성 공장에 흩어진 생산라인도 품목별로 재배치한다. 단순히 공장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맡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역량을 강화하고 공장 운영의 효율도 높이는 작업이다.
신세계그룹의 유통망은 신세계푸드가 가진 강점이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이마트24, SSG닷컴 등에서 자체상품과 협업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카페 프랜차이즈에서 베이커리와 디저트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생산과 판매망을 동시에 갖춘 구조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제품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 8종의 2025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195% 증가해 연간 500만개를 넘어섰다. 대표 제품인 ‘바질치즈 치아바타 샌드위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월평균 4만개 이상 판매됐다. 컬리와 쿠팡 등 온라인 판매 채널에서도 판매량이 늘었다.
냉동 샌드위치는 가정용 제품에 그치지 않는다. 카페와 소형 외식업체는 별도의 전문 인력을 두지 않고도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냉동 보관을 통해 재고와 폐기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B2B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베이커리 생산시설 증설과 냉동 샌드위치 판매 증가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노브랜드 버거는 가맹점의 투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5월 주방 설비와 인테리어를 효율화해 창업비용을 추가로 15% 낮췄다. 15평 규모 콤팩트 매장은 9000만원 초반에 창업할 수 있다. 좌석 수는 평당 약 35% 늘리고 조리 동선은 단순화해 작은 매장에서도 운영 효율을 높였다.
낮아진 진입 장벽은 젊은 창업자 유입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노브랜드 버거 신규 가맹점주 가운데 20·30대 비중은 약 25%로, 전년 동기보다 2배 늘었다. 메뉴 조리와 매장 운영을 표준화해 외식 경험이 적은 점주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일부 청년 점주가 직접 운영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도 지역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버거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 6월 커피 판매량은 올해 초보다 95% 늘었고 스무디와 주스를 포함한 전체 음료 판매량도 32%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아이스 슈와 고구마, 츄러스 등 2000∼3000원대 디저트를 추가해 점심과 저녁뿐 아니라 오후 간식 수요까지 공략하고 있다. 매장당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상품 구성을 넓히는 전략이다.
재무 실적은 사업 전환의 효과와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신세계푸드의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3093억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했다. 단체급식 사업을 제외한 기존 사업의 외형은 성장했다. 다만 고환율과 고유가에 따른 수입 원가 상승과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34억5000만원으로 20.3% 감소했다. 순이익도 41억2600만원으로 23.3% 줄었다.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84.1%에서 2026년 3월 말 124.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2346억원에서 1262억원으로 줄었다. 2025년 12월 단체급식 사업을 약 1200억원에 매각하면서 현금이 유입되고 매각이익이 반영된 영향이다.
신세계푸드의 체질 개선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생산능력 확대와 가맹점 증가가 실제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져야 한다. 다만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재무 부담을 낮추고, 베이커리 제조와 냉동식품, 노브랜드 버거라는 성장축을 분명히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신세계푸드가 ‘많이 파는 식품회사’를 넘어 ‘잘 만들어 공급하는 식품회사’로 이동하고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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