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 정부·지자체 공조 'OLED초격차' 고삐죈다
아산공장서 4조1천억 투자협약식...윤 대통령·이 회장 등 참석
8.6세대 IT용 OLED라인 구축..."중국 OLED 추격 원천 봉쇄"
K디스플레이의 보루 OLED '1위 굳히기' 위한 전략적 포석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4-05 13:20:17
OLED는 'K디스플레이' 최후의 보루로 간주되고 있다. LCD부문에서는 중국에 완전히 밀려났으나, OLED만큼은 아직 세계 최강을 유지하고 있다.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OLED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삼성이 공조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정부와 관련 지자체가 행정적 지원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섬으로써 OLED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더욱 확실하게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6대 핵심 전략산업의 하나인 디스플레이에 대한 총력 지원을 위해 충남에 디스플레이 특화단지조성계획을 내놨다. 이에 삼성이 OLED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LCD시장을 제패한 중국이 아직 OLED 부문에선 한국과 거리가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경쟁 상황에 맞춰 정부와 삼성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초격차' 상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 '소부장' 연계 클러스터로 시너지효과 극대화
삼성디스플레이는 4일 충남 아산 제2캠퍼스에서 오는 2026년까지 OLED부문에 총 4조1000억원을 투입,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규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6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특화 산단조성 계획 중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그런만큼 이날 협약식엔 이재용 회장 등 삼성 핵심 관계자는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이창양 산업부장관, 김태흠 충남지사 등도 동참했다.
삼성은 이날 협약식을 통해 OLED부문의 글로벌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아산 공장에 4조여원을 신규 투입, 2026년 이전에 8.6세대급(2.25m×2.6m) OLED의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은 특히 단순히 OLED 케파(생산능력)를 늘리는 게 아니라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 부품, 장비 등을 모두 아우르는 'OLED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날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상생 협약도 함께 체결됐다.
삼성은 이번 투자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BOE 등 중국업체들의 추격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앞서있는 상황에서 케파까지 대거 확대, 중국업체들이 따라올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OLED는 원재료인 유리기판 크기에 따라 적용기기와 생산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 삼성이 6세대급(1.5m×1.8m)에 이어 아산클러스터에 8.6세대라인을 구축한다는 것은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 노트북 등 다른 IT기기로 수요기반을 대폭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 정부, R&D지원 늘리고 전문인력 대거 양성
삼성은 2007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성공한 이후 6세대 OLED를 양산하며 이 시장의 확실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에 8.6세대 라인을 셋업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중소형 OLED 부문에선 거의 경쟁자가 없는 상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세계 OLED시장은 TV용 등 대형은 LG디스플레이가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소형 시장은 삼성의 아성이 독보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며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첨단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태블릿 OLED패널 생산성이 2배 이상 커지고 설비·건설투자와 장비 구축 등 투자 과정에서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부장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충남·아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과감한 투자에 맞춰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선 산업부는 OLED 생산기술 혁신과 응용제품 개발에 42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기업의 적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문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업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약 9000명의 선도 인력도 양성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삼성의 신규 투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투자”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민간이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지원에 보다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디스플레이는 '산업의 눈'이다. 반도체와 함께 IT산업 혁신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첨단과 첨단이 만나면 산업적 기회가 생겨난다. 첨단 OLED 기술이 또 다른 첨단의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기술을 만날 때 무한한 산업적 기회가 열리고, 군사안보 분야의 응용도 무궁무진하다"고 부연했다.
■ 'K디스플레이' 생태계 튼실해질 전환점 기대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더블어 충청남도와 아산시도 삼성의 OLED 투자가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한 인허가 등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아산시와 충남도는 2021년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이후 연구개발 사업(국비 180억원), 가늠터(테스트베드) 구축(국비 164억원), 초실감 디스플레이 융합형 스마트센서 모듈 기술지원 플랫폼 구축(국비 60억원) 등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과 우위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2월엔 디스플레이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아산시 탕정면 디스플레이시티 1∼2 산업단지를 포함해 산업부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공모에 도전하는 등 기반 산업 및 디스플레이 적용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삼성의 경쟁력 강화가 곧 충남의 발전"이라며 "삼성의 과감한 투자에 충남은 디스플레이 특화 단지 구축으로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아산시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의 핵심 기지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분명해졌다"며 "디스플레이 강국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행정 지원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와 삼성의 OLED클러스터 프로젝트가 본격화함에 따라 향후 충남 경제는 물론 협력업체, 중소기업, 대학을 포함한 전체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가 더욱 튼실해지는 전환점을 이룰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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