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원전 '수주 기대'서 '수익성 검증'으로…연말 계약이 주가 분기점

신한, 목표가 14만→13만원 또 하향…실적보다 원전 평가배수 낮춰
3분기 영업익 2217억원 기대치 부합…홀텍 SMR·불가리아 초기계약 조건 주목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1-02 13:15:43

▲ 현대건설 계동사옥 [연합뉴스]

 

현대건설(대표 이한우)의 원전 사업이 증시에서 '수주 가능성'보다 '언제, 어떤 수익성으로 실적에 반영되느냐'를 검증받는 단계로 넘어갔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부합했는데도 증권사가 원전 부문의 평가배수를 다시 낮춘 것은 시장의 초점이 수주 파이프라인 규모에서 계약 시점과 수익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2일 신한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낮췄다. 지난달 15일 원전 수주 지연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내린 지 3주도 되지 않아 다시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당시에도 실적 추정치 변화보다는 원전 사업에 적용하는 평가배수 조정이 목표주가 하향의 주된 배경이었다.

이번에도 실적 자체가 목표주가 하향을 이끈 것은 아니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 매출은 6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217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국내 주택 현장 감소와 일회성 비용에도 수주잔고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이익을 방어했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평가다.

전체 수주 기반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신규 수주는 28조8746억원으로 연간 목표 33조4000억원의 86.5%를 채웠다. 수주잔고는 99조5310억원으로 약 3.6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기존 건설사업의 수주 부족보다는 원전이 향후 기업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주가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셈이다.

문제는 원전 수주의 '양'보다 '질'이다. 대규모 미국 원전 투자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거세지면 시공사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키움증권도 이날 현대건설의 최근 주가 하락 배경으로 원전 시장의 저가 수주에 따른 시공 마진 악화 우려를 꼽았다.

현대건설이 확보한 사업 기회 자체는 적지 않다. 현대건설은 지난 8월 미국 테라파워와 기본협약을 맺고 나트륨 원전 후속 8개 호기에 대한 EPC 우선권을 확보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연말부터 내년 초 사이 홀텍 소형모듈원자로(SMR)와 불가리아 원전 초기 공사 계약도 예정돼 있다고 짚었다.

주가 재평가를 위해서는 이들 사업이 실제 계약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수익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신규 원전 계약이 나온다는 사실만큼 현대건설이 담당하는 공사 범위와 계약 규모, 수익 구조가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초기 계약에서 시공사의 협상력과 수익성이 확인되면 그동안 낮아진 원전 부문 평가배수가 다시 높아질 근거가 생긴다.

신한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이 다수의 원전 사업자와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수주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입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원전이 다른 공종보다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중장기 실적에 기여할 핵심 사업이라는 회사 측 설명도 전했다.

현대건설 주가의 다음 분기점은 추가적인 원전 사업 발표보다 계약을 통해 확인되는 사업성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연말과 연초 예정된 원전 프로젝트가 일정대로 계약으로 이어지고 수익성을 입증한다면 원전 사업에 적용되는 할인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 반대로 수주 시점이 다시 늦어지거나 수익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본업의 실적 개선에도 원전 프리미엄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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