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중국시장 1위까지 내줄라"… LG,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주춤
LG엔솔, 1~10월 배터리 시장 점유율 13.8%… 9월보다 0.5%p↓
1위 CATL 0.1%p↑,36.9%… LG, 2위 BYD와 격차도 더 벌어져
LG, 최후의 보루 '非중국점유율 1위'자리도 CATL에 뺏길 위기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3-12-06 13:12:36
'K배터리'의 자존심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중국 배터리업계 원투펀치인 CATL과 BYD(비야디)의 협공에 밀려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또다시 하락했다.
LG엔솔이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등 북미 유럽의 핵심 협력 자동차업체의 판매 호조로 50%에 육박하는 고성장을 질주하고 있음에도 CATL과 비야디의 성장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엔솔과 CATL의 점유율 격차는 23%포인트(p) 이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 9월을 기점으로 LG를 밀어내고 세계 2위를 탈환한 비야디마저 점차 LG와의 격차를 벌리는 양상이다.
LG의 중국 배터리업체에 대한 추격이 주춤해지면서 K배터리의 '최후의 보루'로 간주돼온 '중국 제외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마저 중국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 CATL 폭발적 성장에 LG, 고성장에도 점유율 하락
6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552.2GWh(기기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4.0% 성장한 가운데, 중국 CATL이 203.8GWh로 1위를 고수했다.
CATL은 강력한 중국 내수기반을 바탕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1% 성장률을 나타내며 점유율을 전년동기(35.2%) 대비 1.7%p 끌어올리며 선두자리를 더욱 공고히했다.
CATL은 현재 전세계 배터리 공급사 중 유일한 35%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2위권과는 20%p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며 독주체제를 갖췄다.
특히 전기차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저가의 LFP(리튬인산철)계 배터리시장에도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한 상태다.
CATL의 멈출 줄 모르는 폭발적인 성장세에 국내 배터리업계 1위이자 K배터리의 자존심이라는 LG엔솔은 추격에 버거워하는 모양새다. LG는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6.1GWh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2% 증가했다.
그러나 CATL과 2위 비야디가 각각 51.1%와 66.5%의 더 높은 성장률을 보임에 따라 LG의 시장 점유율은 13.8%로 지난 9월 누적(14.3%)에 비해 0.5%p 하락했다.
선두 CATL과 격차는 22.5%p에서 23.1%p로 확대됐다. 2위 비야디와도 9월 기준 1.5%p에서 2%p로 좀 더 벌어졌다.
LG 입장에선 선두 CATL을 따라잡기는 커녕 2위 비야디에도 밀리며 '만년 3위'로 굳혀지는 것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 K배터리3사 합산점유율 23.5%, CATL의 절반도 안돼
맏형 LG의 중국업체와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K배터리의 또다른 축인 세계 5위 SK온과 7위 삼성SDI 역시 비교적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 점유율이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10월 말 누적 기준으로 SK온의 판매량은 27.9GWh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8% 성장에 그치며 점유율이 1.3%p 하락한 5.1%에 머물며 세계 5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CATL의 경쟁사이자 세계 6위의 배터리업체인 중국 CALB가 4.7% 점유율로 SK를 맹추격중이어서 5위 유지를 자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삼성SDI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은 주력 공급모델인 BMW i4·i7, 아우디 Q8 이트론의 판매 호조로 10월 말 누적기준 25.1GWh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1%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점유율은 4.6%로 답보상태다. 6위 CALB과의 점유율 격차도 0.1%p를 유지했다.
K배터리 3사의 시장점유율이 횡보 내지는 소폭 하락한데 반해 CATL, 비야디, CALB 등 중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상승세를 타면서 한-중 간의 점유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더이상 '한-중 배터리 전쟁'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10월 말 기준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3.5%로 중국 CATL(36.9%) 단 한 개 업체의 점유율에도 크게 못미친다. 중국 배터리 3사 점유율을 다 합치면 무려 57.4%로 압도적 세계 1위다.
◇ LG 점유율 하락, 非중국시장 점유율도 내줄 판
그나마 K배터리의 한가지 위안거리는 중국 제외 세계시장 점유율면에서만큼 LG엔솔이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CATL의 놀라운 성장세에 이 마저도 1위 유지를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 1위에 오른 CATL이 전세계로 발을 넓히며 야금야금 시장을 잠식하더니, 지난 9월 말 누적기준 집계에서 마침내 LG와 같은 28.1% 점유율로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
아직 10월까지 누적 집계 중국 제외 배터리 시장 조사 자료가 나오지 않았으나, 6일 발표된 전세계 시장 점유율 면에서 LG가 9월 대비 0.5%p 하락하고 CATL이 0.1%p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 역전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 제외 세계 시장점유율 1위는 국내 배터리산업의 최후의 보루다. 이 마저도 중국업체에 1위를 내준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배터리 최강국이 아님이 데이터로 증명되는 것이다.
사실 국내업체들은 CATL이 세계 1위 배터리기업임에 틀림없지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내수 후광을 바탕으로 중저가 위주로 자국내 판매량을 늘린 결과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해왔다.
업계 관계자들들은 "중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에 있고, 중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LFP계 제품 수요가 급증, LG엔솔의 중국 제외 시장 점유율 1위 수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이 최근 중국산 배터리와 광물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강화한 것이 향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NE리서치는 "전기차 시장침투율이 15%를 넘기며 전세계 얼리어답터의 초기 구매 수요가 완결, 시장이 불확실성이 커진 '캐즘존'(Chasm Zone)에 진입했다"면서 배터리 시장의 고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