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성장은 피했다지만...수입급감이 빚어낸 기형적 경제성장
2Q 실질GDP 성장률 0.6%...1Q 이어 2연속 소폭 성장 유지
수출·소비·투자 동반↓...수입금감 효과가 성장에 기여
한은 "상저하고 유지…소비위축에 중국경기 불확실성 커"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07-25 13:10:03
대한민국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게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실질GDP(국내총생산)가 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폭(0.3%)이나마 성장세로 반전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성장세다. 하지만 '겨우 역성장은 면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결과에 상관없이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1, 2분기 연속 실질 GDP가 성장한 이면에 '수입급감'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드러나 기형적인 불황형 경제성장 기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출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출·소비·투자가 동반 하락하며 우리 경제 전반에 짙게 깔린 먹구름을 해소하는데는 좀 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상반기 성장률 0.9%
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분기 소폭 성장에 이어 2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4%) 역성장을 기록한 후, 올해 1분기(0.3%) 민간소비 덕에 반등한 뒤 두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성장률이 0.9%로 전망치(0.8%)를 다소 웃돌아 하반기에 1.7% 정도 성장하면 연간 성장률 1.4%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불안감이 잔존한다. 무엇보다 수출과 함께 성장의 중요한 축인 소비 위축이 예사롭지가 않다. 수출이 급감할 때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민간 소비는 2분기에 0.1% 줄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방역조치의 전면 해제로 0.5% 반짝 증가했지만, 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분기가 계절적으로 소비가 왕성한 시즌이란 점에 비춰보면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줄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앞서 작년 4분기 -0.5%에서 올해 1분기(0.6%) 반등에 성공했지만 두 분기 연속 성장하는 데 실패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의류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분기 민간 소비가 주춤했다"며 "1분기 방역조치 해제로 인한 소비 증가 기저효과에다가 5월 기상 여건 악화로 대면 활동이 제약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소비가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크게(1.9%) 줄어든 것도 전체 소비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2분기 정부소비 감소폭은 2000년 4분기(-0.4%) 이후 22년여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2분기에 코로나19, 독감 환자 수가 1분기보다 줄어 건강보험 지출이 감소한데다가 연초 방역조치 해제로 방역 관련 정부 지출이 축소된 탓이란게 한은의 설명이다.
■ 수입급감에 순수출 경제성장 기여도만 1.3%p
2분기 소비위축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5월 경제전망 보고서와는 반대흐름을 보인 것이다. 당시 한은은 1분기 성장을 주도했던 민간소비가 가계소득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도 부진했다. 건설투자와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각 토목건설과 운송장비 부진으로 0.3%, 0.2%씩 뒷걸음쳤다. 수출과 소비가 위축되면서 투자에 악영향을 주는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경제성장률을 각각 0.1%p, 0.4%p, 0.1%p 끌어내렸다.
아이러니하게도 2분기에 비록 소폭이나마 경제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순수출이다. 수출은 1분기 4.5% 증가에서 2분기엔 1.8% 감소로 돌아섰지만, 수입(-4.2%)로 더 크게 줄어든 덕분에 순수출이 늘어 경제성장률을 플러스로 돌려놓은 것이다.
2분기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1.3%p로 나타났다.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한 다섯 분기 만의 일이다. 역설적으로 수입이 급감하지 않았다면, 2분기 실질GDP가 역성장을 면치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품목별 2분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운수 서비스 등 나머지가 줄어들며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재고조정이 일어나며 2분기에 4.2%나 급감했다.
수출,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함에도 수출이 더 많이 줄어든 탓에 겨우 경제성장률이 소폭성장세를 이어갔음에도 한은의 생각은 긍정적이다. 우리 경제가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일각의 '불황형 성장' 우려도 그 정도는 아니라며 일축한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0.8%, 하반기에 1.8%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는데, 1, 2분기에 예상치에 부합한만큼 하반기에도 목표달성이 가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집중호우 등 변수 많아 3분기 전망도 불투명
그러나 시장 전망은 한은과 다르다. 반도체 등 우리 경제와 수출의 핵심인 정보기술(IT)업종의 경기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최대교역국 중국 경제의 회복이 늦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잔존, '상저하고'가 아니라 '상저하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최근 역대 최악의 집중호우로 인한 소비 위축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변수란 지적이 제기된다. 시장에선 7월 내내 이어지는 장마와 이로 인한 피해 누적으로 3분기 소비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이와관련해 "상반기는 수출부진 완화 등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소폭 상회하겠지만 하반기는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연간 경제성장룰이 1.5%를 웃돌던 밑돌던 그것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성장률 자체보다는 성장의 내용이 중요한데, 현 상황에선 수출, 소비, 생산, 투자 등 거의 전 부문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고 있어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편 한은이 집계하는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과 함께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그해 3분기(2.3%)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후 2020년 4분기(1.3%), 2021년 1분기(1.8%)·2분기(0.9%)·3분기(0.1%)·4분기(1.4%), 지난해 1분기(0.7%)·2분기(0.8%)·3분기(0.2%)까지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작년 4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올들어 소폭 성장세를 유지중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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