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거대 시장' 인도서 두각 나타내는 삼성·현대車

삼성 S23시리즈 예판 첫날 14만대, '돌풍 예감'...S22 대비 2배 이상 급증
현대차·기아, 1월 판매 신기록...점유율 높이며 인도 1위 '마루티' 맹추격
"현지 생산 확대, 밀착 마케팅 주효"...인도 공략으로 중국 의존도 감소효과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2-14 13:09:58

▲삼성전자 인도법인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코노트 플레이스에 삼성익스피리언스스토어(Samsung Experience Store) 체험매장을 개장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14억 인구의 거대시장 인도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가 고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그 효과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오래전부터 인도의 정관계 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하는 등 공을 들여온데다가,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한 밀착 마케팅에 집중한 덕에 최근 스마트폰 부문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의 독무대였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이 세계 1, 2위인 삼성과 애플과 따돌리고 시장을 선점했다. 

 

그러나 삼성이 인도를 중국의 대안 시장이자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선정, 마케팅을 집중한 덕분에 최근 들어 시장 지배력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추이는 삼성이 지난 7일부터 글로벌 예약 판매에 들어간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3시리즈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삼성이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부진에서 벗어날 '구원투수'로 이달에 등판시킨 S23시리즈는 인도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삼성, S23시리즈 첫 현지 양산 돌입하며 대응력 강화

S23시리즈는 사전 예약 판매 첫날에만 14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이 지난해 내놓은 S22시리즈 예약판매 물량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업체들과 치열한 경쟁 상황 등을 감안하면, 돌풍을 예고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 7일 라주 풀란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 인도 지사장 인터뷰를 통해 삼성의 스마트폰 신제품 S23시리즈가 사전 판매 첫날 약 1억6900만 달러(한화 2122억원)에 달하는 주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S23시리즈 시판을 계기로 향후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 시장이 머지않아 중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도 그럴 것이 인도는 아직도 '골동품'에 가까운 피처폰 사용자가 많을 정도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60%에 불과,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의 애플이 인도 시장에서 입지가 매우 약한데다가, 중저가폰 위주로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삼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세운 하이앤드 시장에서 경쟁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에 따라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S23시리즈를 직접 양산, 인도 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당긴다는 전략이다. '메이드 인 인디아'로 현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의 노이다 공장은 뉴델리 인근 우타프르레디시주에 위치한 대형 공장으로 연간 1억2천만대의 스마트폰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그동안 주로 중저가폰을 생산해왔는데, 올해부터 S23시리즈까지 생산 모델을 확대한 것이다. 삼성은 하반기에 출시할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5시리즈까지 이 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은 적극적인 현지 생산 확대와 밀착 마케팅을 통해 올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캐널라이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가장 많이 스마트폰을 판매한 기업은 중국 샤오미로 시장 점유율이 20%이며, 삼성은 19%로 샤오미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미니벤과 전기차로 인도시장 지배력 강화 나선 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듀오의 현대차그룹도 신흥시장 인도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인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기업에 인도 토종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현대차와 기아가 두자릿수의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월 인도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5만106대를 판매했다. 특히 기아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같은 기간 무려 48.2% 늘어난 2만8634대를 팔았다.


두 회사를 합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3% 증가한 7만8740대이다. 이는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의 월간 최다 판매기록이었던 2020년 10월의 7만7626대(현대차 5만6605대·기아 2만1021대)를 넘어선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현대차가 14.4%, 기아가 8.2%로 합산 22.6%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문의 고성장에도 불구, 세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심한 수요 위축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이 인도에서 매우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인도 정부의 강력한 육성전략 아래 현지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스즈끼와 인도의 합작사인 마루티가 40%를 웃도는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타다, M&M 등 현지 브랜드도 10% 안팎의 점유율을 나타내며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현지 주력모델인 크레타를 비롯한 SUV부문에서의 강세를 바탕으로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크레타의 경우 지난달 작년 동기 대비 52.4% 증가한 1만5037대가 팔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모델 중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크레타. <사진=현대차그룹제공>

 

인도 시장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도 전체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인도 올해의 차'로 선정된 기아의 미니밴(MPV) 카렌스도 지난달 7900대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14배라는 판매성장률을 나타내는 기염을 토했다.

LG 등 다른 국내기업들도 중국의 대안 인도 공략 강화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의 미니밴 시장은 2019년 22만3천대에서 지난해 33만2천대로 3년만에 시장 규모가 1.5배로 커진 '블루오션'이다. 미니밴 시장은 타타, M&M 등 인도업체들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현대차그룹과의 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측은 "기아는 2019년 인도 진출 이후 셀토스, 쏘넷에 이어 카렌스까지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다"면서 "지난해 현지 공장의 3교대로 전환, 공급이 원활해진 것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는 전기차 부문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 인도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 EV6 등 전용 전기차 모델을 전략모델로 투입,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 외에도 LG전자가 인도 푸네공장에서 대형 OLED TV를 처음 생산하는 등 인도 가전 시장지배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 많은 업체들이 14억 인구의 거대시장 인도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올해 인도가 중국을 넘어 인구대국 1위로 올라서고, 경제성장률도 중국을 압도하며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중국이 성장의 정점에 도달하며 소위 '피크차이나'(Peak China)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져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도에 대한 스킨십이 매우 폭넓게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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