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밑그림 완성된 내년 정부 예산안..."경제활력제고 박차"
국무회의, 2024년 예산편성안 확정...총 670조 안팎 긴축 예산
재정여건악화 고려 과감히 지출조정...사회적약자 두툼히 지원
초저출산 대책 등 경제체질개선...국민안전경제안보 예산 늘려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03-28 13:08:39
정부가 2024년 예산 편성의 지침을 내놨다. 내년 정부 예산의 뼈대를 세운 것이다.
작년 예산은 문재인 정부시절 편성한 것이고, 올해 예산도 전 정부에서 기본적인 방향과 줄기를 잡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내년 예산이야말로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목표를 온전히 담아낸 사실상의 첫 정부 예산이다.
내년 예산은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의 철학이 담긴 예산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은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한 긴축 예산이라 정의할 수 있다.
자연히 과감한 지출 조정과 구조조정을 통해 남는 예산을 사회적 약자 등에 두툼하게 지원한다는 게 기본 방향으로 읽힌다. 지출 조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출마 초기부터 줄기차게 강조해온 것이다.
상황적으로 크게 달라진게 있다면 작년 2분기부터 몰아친 글로벌 복합위기에 의한 성장률 둔화와 경제위기다. 이같은 시대적 변화를 고려, 경제활력 제고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과 구조혁신에 대해 정부예산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 과감한 지출조정..."정부가 꼭 해야할 일에 집중"
정부는 28일 오전 국무회의를 통해 '2024년 예산안 편성 지침안'을 확정, 발표했다. 전체 예산의 규모와 각론은 추후에 발표되며, 이번에 총론을 마련한 셈이다.
분명한 것은 내년 예산 역시 올해처럼 건전재정 기조 아래 편성할 것이란 점이다. 이를 감안할 때 내년 정부예산 규모는 작년에 내놓은 중기 계획에 따라 5% 미만으로 묶을 것으로 보여 대략 67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세금이 한 푼도 낭비되지 않도록 강력한 재정 혁신을 추진해 건전 재정 기조를 견지할 것"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가 해야 할 일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편성 지침은 한마디로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을 하되 꼭 필요한 부분에 보다 두툼하게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경제활력 제고, 사회적 약자 보호, 구조개혁, 국방·치안 등 국민안전 강화처럼 국가재정이 우선적으로 커버해야 할 일에 과감하게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다.
정부는 우선 시대적 상황을 반영,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경제활력 제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생각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복합위기 여파로 소비와 수출이 부진해 성장률 둔화하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민간 중심의 경제활력 제고에 예산편성의 큰 비중을 둘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원전·방산 등 새로운 수출동력 발굴에 예산 지원을 늘리는 한편 스타트업 코리아 확산과 2차전지, 차세대 모빌리티, 수소,로봇, 양자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R&D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가 작년에 마련한 '신성장 4.0 전략' 이행을 위한 예산도 올해보다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AI(인공지능), 디지털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투자를 집중하고 K콘텐츠와 관광을 연계한 내수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같은 민간경제 활력을 높임으로써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현금복지 최대 축소...사회적약자 맞춤형 지원 강화
정부가 이날 내놓은 내년 예산의 방향 중 또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국가의 기본기능 수행의 강화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전반적인 국민 안전에 좀 더 예산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내년 예산은 국가의 기본적인 기능 수행 강화에 중점을 두고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과감한 지출조정을 통해 남는 예산을 약자 복지 3대 분야에 주로 투입할 방침이다. 고립 은둔 청년 등 복지 사각지대를 지원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복지제도 보장성을 강화한다.
정부는 다만 약자 복지와 관련, 현금성 복지는 최대한 줄이되 취약계층의 맞춤형 서비스 복지를 늘리는 데 예산을 더 투입할 방침이다. 그런가하면 부모급여는 월 100만원으로 올리고,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지원은 확대한다.
정부는 또 주거·의료 등 핵심 생계비 경감 방안을 찾고 사회서비스는 민간 참여를 활성화, 품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광역급행철도(GTX)-A·B·C 등 교통 인프라 적기 개통을 지원하고 출퇴근 시간 광역버스 혼잡도 개선, 저소득층 대중교통 이용 부담 축소에도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민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도 예산을 늘린다. 특히 신 냉전시대를 맞아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AI기반 과학강군 육성에 본격 나선다. 정부는 국방 분야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비대칭 전력 대응,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 무기체계 첨단화 및 고도화에 예산을 더 쓰기로 했다. 장병 봉급 인상과 생활 여건 개선에도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치안·사법·행정 서비스 예산도 늘린다. 특히 공공 안전과 관련, 마약 범죄 예방과 대응을 위해 수사 차량·탐지 장비 등을 확충하고 전세 사기·보이스피싱·스토킹·디지털 성범죄 대응 능력도 강화한다. 신종·복합 재난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식품·의약품 관리 강화, 교통사고 취약지역 정비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글로벌 중축국가 도약과 경제안보 역량을 제고하는 데도 예산이 본격 투입된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갈등 격화로 신냉전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질서 재편되는 시기에 국가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연금개혁 가속도...12대전략기술 R&D 전폭 지원
이번 내년 정부 예산 편상안의 중요한 골격 중 눈에띄는 것 중 하나는 '경제 체질·구조 혁신'에 대한 중점 투자다. 정부는 우선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인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구조개혁 이행을 재정 측면에서 뒷받침, 개혁의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급해 해결해야할 초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도 늘린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초저출산 문제를 위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까지 만든 정부가 이 문제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선 예산 지원이 필수조건이라 보고, 결혼·임신·출산·육아 전(全) 주기에 걸친 입체적 지원을 위한 예산을 집중 편성할 방침이다. 글로벌 이슈인 기후 위기 대응을 강화하고, 지역 주도 발전 전략도 지원한다. 또 항공·우주·바이오 등 첨단분야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예산안 편성 지침과 함께 내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방향도 마련했다. 기금 역시 예산과 마찬가지로 건전재정 기조에 맞춰 재정 재구조화를 추진한다. 사회보장급여 과다·반복 수급 등 도덕적 해이를 막고 복지 전달체계를 손보는 식으로 의무지출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공적 연금은 재정추계를 내실화하고 수익률은 높인다. 주택도시기금 등 사업성 기금은 재정사업 자율평가 등을 토대로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한다.기금 투입은 예산처럼 경제활력 제고, 경제체질 개선, 취약계층·사회적 약자 보호, 국민 안전 보장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예산과 기금 모두 정부의 국정철학과 목표 달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번 정부의 내년 예산 편성 지침은 앞으로 각 부처가 살을 붙이며 하나하나 구체화돼 상반기안에 정부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종 예산으로 확정되기 까지는 거대 야당의 견제와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적지않은 치수조정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여야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현 정치상황을 고려할떄, 내년 정부예산안이 국회 관문을 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이 담긴 내년 예산안의 기본 방향만큼은 흔들림없이 이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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