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삼성, '3나노' 양산 임박...파운드리 '게임체인저' 될까
'GAA' 기반 3나노 양산 돌입 조만간 공식 발표할듯...선두 TSMC 역전의 '핵심 변수'주목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2-06-22 13:03:14
삼성전자의 3나노(1㎚=10억분의 1m)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의 본격 양산이 임박했다. 세계 최초의 3나노 양산이다. 업계에선 삼성이 이달안으로 3나노 양산을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삼성의 3나노 수율 확보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양산을 위한 수율 마지노선 확보가 예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3나노는 워낙 초미세 공정인데다가 'GAA'(게이트올어라운드)란 첨단 공법을 처음 적용하는 것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현재로선 삼성의 3나노 양산 의지는 워낙 강하다. 양산 수율 확보가 관건인지라 이재용 부회장까지 3나노 수율 개선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삼성이 수율이 목표치에 다소 못미치더라도 양산을 밀어 붙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3나노 공정 양산에 본격 돌입하는 동시에 삼성이 초미세 파운드리 시장의 마켓 리더가 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분야의 본격적안 3나노 공장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특히 파운드리 '만년 2위' 삼성 입장에선 선두 대만 TSMC를 제치고 세계 초미세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하게 되는 셈이다.
더 벌어진 TSMC와 삼성의 격차
현재 삼성은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에 철저하게 밀린다. 마켓셰어, 매출, 이익률, 공급 능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매출, 마켓 셰어 등은 TSMC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분기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삼성의 파운더리 부문의 무게 중심이 초미세 공정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따른 불가피한 결과로 읽힌다.
TSMC는 10나노 안팍의 범용 공정에선 거의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데 반해 삼성은 초미세 공정에 승부수를 띄우고 모든 리소스를 집중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의 지난 1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53억2800만달러다. 작년 4분기(55억4400만 달러) 대비 3.9%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파운드리 톱10기업 중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삼성이 유일하다고 트렌드포스 측은 설명했다.
TSMC는 더욱 성장했다. TSMC는 175억2900만달러의 매출로 전분기대비 11.3% 증가했다. 파운드리 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낸 것은 그만큼 시장 지배력이 높다는 방증이다.
TSMC와 삼성의 매출 차이는 마켓셰어로 그대로 연결된다. TSMC는 마켓셰어를 52.19%에서 53.6%로 1.5%포인트 가량 더 끌어올린 반면 삼성은 18.39%였던 시장점유율이 16.3%로 줄었다.
삼성은 이처럼 TSMC의 마치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아성을 무너트리며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게임체인저'로 3나노 공정을 선택했다.
즉, 3나노부터는 TSMC에 한발 앞서 양산에 나섬으로써 초미세 공정을 필요로 하는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미국 굴지의 팹리스업체 오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TSMC 추격전의 판세 바꿀 '터닝포인트'
2030년 파운드리 세계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으로선 3나노 공정을 TSMC 추격전의 판세를 바꿀 터닝 포인트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에게 3나노 웨이퍼 샘플을 보여주며, 친필 사인까지 받은 것도 결국 이러한 삼성의 전략적 포석이 담긴 퍼포먼스로 해석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업계 일각의 부정적 시각과 달리 삼성이 예정대로 이달 중 공식 발표, 다음달 본격 양산이란 원래 일정대로 3나노 양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 측도 이와관련, "현재 3나노 양산 일정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계획대로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3나노를 파운드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판단의 근거는 무엇일까.
3나노 공정은 회로 선폭을 10억분의 3m, 즉 30만분의 1mm의 초미세회로 집적시키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로 현존하는 파운드리 중 최고의 기술이다.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상용화되면 기존 5나노 공정 대비 칩 면적이 약 35% 가량 줄어든다. 또 소비전력은 무려 50% 줄어들고, 처리속도는 30%나 빨라진다.
칩 설계업체 입장에서 보면 3나노가 상용화되면 굳이 기존의 5나노를 쓸 이유가 없다해도 무방할 만큼 잇점이 많다.
다만 3나노는 워낙 초미세 공정이 적용되기에 기존 공법으로는 양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삼성이 TSMC 추월이란 목표 아래 3나노에 사활을 걸면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란 신기술을 적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이란 기술에 비해 전류의 미세한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등 기술적 강점이 많아 3나노 이하의 파운드리 공정에선 차세대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공정 자체의 난이도가 높아 수율 확보가 난해한 점 등이 단점이지만, 이것만 극복하면 확실한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대만 TSMC가 GAA 대신에 기존 핀펫기술을 업그레이드해 3나노 공정 양산을 추진 중인 것도 결국은 수율 확보의 어려움을 스스로 인정한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3나노까지는 핀펫기술을 응용하고, 2나노 이하부터 GAA기술을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양산 과정 등 향후 추이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적정수율 확보가 성공의 관건
결국 관건은 수율이다. 메모리든 비메모리든 반도체는 수율이 성패를 좌우한다. 파운드리 역시 적정 수율을 맞추지 못하면 채산성을 확보할 수가 없다.
수율이 안나오는데 믿고 오더를 줄 팹리스업체는 드물다. 결국 삼성도 적정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3나노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삼성이 현재 파운더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3나노 초미세 공정의 수율 안정화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은 이미 수율 문제로 올초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수율이 적정 수준에 못미쳐 일부 고객사가 이탈하는 등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은 것이다.
삼성은 이에 따라 수율 개선을 위한 GAA공법의 안정화와 노하우 축적에 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GAA공법의 파운더리 양산에 필수 장비로 평가받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전문업체인 네덜란드 ASML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EUV는 극자외선을 활용해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첨단 노광장비다. 기존에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기술이란 평가를 받았다. 세계에선 ASML만이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ASML을 직접 방문한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 승부수를 던진 삼성으로선 ASML과 EUV부문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선택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다.
어쨋든 주사위는 곧 던져진다. 삼성이 쏘아올릴 3나노의 화살은 활시위를 떠난다. 수율이 목표치에 도달했든 다소 못미치든 삼성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은 이제 물릴 수 없는 상황이다.
과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경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삼성의 3나노 공정 양산은 조기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삼성이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며 '적어도 기술만큼은 삼성이 TSMC에 앞서있다'는 인식을 세계 반도체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시켜줄 수 있을까.
삼성의 3나노 양산 선언을 앞두고, TSMC를 비롯한 세계 파운드리 업계와 주요 글로벌 IT업체들의 눈과 귀가 온통 삼성에 쏠려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