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공시도 '데이터'로 바뀐다…안건별 비교·분석 쉬워진다

내년 정기주총부터 Open DART서 전체 안건 요약 제공
이사 선임·배당 등 주요 안건 세부정보까지…XBRL 주석도 항목별 개방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13 13:16:46

▲ 금감원 표지석 [연합뉴스]

내년부터 주주총회 공시를 회사별로 하나씩 열어보지 않고 안건별 데이터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Open DART 서비스 범위가 주주총회 관련 공시까지 확대된다. 올해 안에 시스템 개발과 공시서식 정비를 마치고 2027년 정기 주주총회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DART에서는 기업별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열어 안건을 확인해야 한다. 정기 주총이 특정 시기에 몰리면 여러 기업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가 짧은 기간 안에 대량의 안건을 검토해야 한다.

개편 이후에는 Open DART에서 주총 일시와 장소, 의결권 기준일, 전자주총 개최 여부, 전자투표 실시 여부 등 기본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모든 상정 안건의 분류와 개요도 데이터 형태로 제공한다.

이사 선임과 이사·감사 보수한도, 정관 변경, 재무제표 승인·배당처럼 투자자 관심이 높은 주요 안건에는 세부정보도 붙는다. DART 주총 소집공고에는 안건별 목차를 신설하고 공시 목록에서도 정기·임시 주총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변화의 핵심은 공시 내용 자체보다 정보를 꺼내 쓰는 방식이다.

Open DART는 공시정보를 API로 제공하고 웹 조회나 엑셀 다운로드를 지원한다. 주총 정보가 여기에 포함되면 기관투자자는 여러 회사의 안건을 같은 기준으로 모아 일정이나 안건 유형을 비교할 수 있다. 금감원도 주총 일정 관리와 의결권 행사 전략 수립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정보도 같은 방향으로 바뀐다.

금감원은 2027년 K-IFRS 제1118호 도입에 맞춰 XBRL 택사노미를 정비한다. XBRL은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같은 재무항목에 표준화된 태그를 붙여 컴퓨터가 각각의 데이터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IFRS 18 국제표준 택사노미를 반영하면서 국내 공시환경에 필요한 요소를 추가한다. 올해 신규 택사노미를 공개하고 내년부터 주요 주석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데이터를 내려받는 방식도 세분화한다. 지금까지 기업 단위 자료를 내려받아 분석했다면 앞으로는 유형자산 등 주요 주석별 정보만 따로 추출할 수 있도록 Open DART API를 확대한다. 여러 기업의 특정 재무항목만 모아 비교하는 작업이 쉬워지는 구조다.

금감원이 언급한 'AI-Ready' 공시도 이런 데이터 표준화의 연장선이다. AI가 기업의 공시문을 그대로 읽도록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일한 의미의 정보를 표준화된 형태로 축적해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AI 친화적인 공시데이터 생성·관리와 활용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개편이 AI가 주총 안건의 찬반을 자동으로 판단하거나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우선 달라지는 것은 투자자와 기관이 안건과 재무정보를 더 쉽게 추출·비교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구조와 제공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DART가 그동안 공시를 '찾아 읽는 곳'이었다면 이번 개편은 공시를 대량으로 비교·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로 기능을 넓히는 작업에 가깝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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