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호 텍사스 발전 확정…국회, 223억달러 ‘회수 구조’ 검증
6.3GW 가스발전 단계 건설…원전 8기·알래스카 LNG는 추가 협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협상…한국기업 참여·장기 전력판매가 관건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6-09-22 13:00:16
정부가 22일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의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결정했다. 총사업비는 223억달러, 설비용량은 6.3GW다. 정부는 20년간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대미투자 논쟁의 초점도 투자 총액에서 사업별 수익성과 한국 기업 참여 조건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치열하게 미국과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미투자가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과 세계시장 확대의 발판이 되도록 국익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간 투자액 200억달러와 전략투자 총액 2000억달러를 넘기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도 재확인했다.
엔시날 사업은 한꺼번에 6.3GW를 짓지 않는다. 정부는 먼저 1.4GW 규모 가스터빈 발전소를 건설한 뒤 실제 전력 수요와 사업성을 확인하고 4.9GW 규모 복합화력 설비를 단계적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 텍사스의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증가에 따른 전력 수요를 겨냥한 구조다.
수익성을 좌우할 변수는 장기 전력판매다. 발전소가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수요처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보하면 전력가격 변동 위험을 낮추고 현금흐름을 안정시킬 수 있다. 반대로 장기 구매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회수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의 단계별 건설 방식은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국회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비공개 보고를 들은 한 산자위원은 “텍사스 가스발전의 경우 수익성이 좋다고 한다”고 전하면서도, 알래스카 LNG에 대해서는 “상업성을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1호 사업과 달리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LNG 개발은 아직 후속 협의 단계다.
원전 협상은 이해관계가 더 복잡하다. 정부는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확보를 목표로 미국 측과 협상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내 신규 원전 8기 가운데 일부에 한국형 APR1400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율과 의결권, 한국형 원전 참여 여부가 향후 원전사업의 실익을 가를 핵심 변수다.
국내 기업의 수주 가능성도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가스터빈과 원전 주기기 역량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 해외 발전 EPC 경험이 있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 등이 관련 기업으로 거론된다. 다만 정부가 특정 기업의 참여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이 기자재 공급에 그칠지, 설계·조달·시공과 운영까지 참여할지가 국내 산업으로 돌아오는 실익을 좌우한다.
이날 국회 보고로 3500억달러 대미투자 패키지 가운데 2000억달러 전략투자가 처음 개별 사업 단계로 들어갔다. 1호 사업은 결정됐지만 원전과 알래스카 LNG는 아직 협상 중이다. 앞으로 국회와 시장이 확인할 숫자는 투자 총액보다 사업별 수익률과 회수기간, 한국 기업의 실제 수주 규모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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