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긴축 공감, 재정은 성장투자”…은행·증권·반도체 정책 갈림길
15일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가계부채·레버리지 ETF·대미투자 놓고 정책 방향 검증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6-09-15 13:00:33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통화 긴축과 가계부채 관리를 이어가면서도 재정은 성장동력 확충과 취약계층 지원에 적극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자본시장 정책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대미 투자에서는 기존 합의 한도 준수를 강조했다. 차기 경제팀의 선택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증권사,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등의 투자·영업 환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각 부처 역량을 최대한 모아 경제팀을 원팀으로 하고 조율한 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AI 수요에 힘입은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3%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대 진입이 가시화됐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민생 안정과 성장동력 확보, 대외경제 대응을 차기 경제팀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통화·금융정책에서는 긴축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반도체 호황으로 경상수지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에 “방향성에서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도 총량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선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은행권은 대출 증가율을 관리하면서 실수요자 대출을 어느 수준까지 공급할지 조정해야 한다.
재정정책에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정부가 재정을 성장투자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을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보다 12.8%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반도체 추가세수를 기반으로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고 이 가운데 45조원을 미래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세제·연구개발 지원뿐 아니라 전력과 용수, 산업단지 등 기반시설 투자 속도가 중요해진다.
자본시장에서는 정부 개입 범위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조정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정책 주문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관련 회의가 비공개라는 이유로 당시 발언을 공개하지 않았다. 가족의 ETF 투자와 관련한 이해충돌 의혹에는 “개별 주식이 아닌 지수 상품”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는 향후 레버리지 상품 규제와 투자자 보호 기준 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후보자는 대미 투자에서는 추가 부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한미가 합의한 전략투자 2000억달러에 대해 연간 납입액 200억달러, 총액 20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여기에 조선 분야 1500억달러를 더하면 전체 대미 투자 패키지는 3500억달러다.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에는 정부가 투자사업과 정책금융을 어떤 기준으로 조율할지가 주요 변수다.
부동산 문제에서는 후보자 본인의 과천 아파트가 쟁점이 됐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해당 주택을 17년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한 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실거주 중심 정책과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거주 목적으로 구입했지만 사정상 실제 거주하지 못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은 송구하다”고 했다.
이 후보자가 이날 제시한 경제정책 방향은 통화·가계부채 관리와 성장투자를 병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은행은 유동성을 관리하고, 정부는 AI·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재정을 투입하며, 금융당국은 실수요자에 한해 대출 통로를 보완하는 구조다.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820조9000억원 규모 예산안 심사와 가계부채 관리, 한미 투자사업 조율이 차기 경제팀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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