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LG-포스코, 북미産 리튬 확보 경쟁..."IRA·CRMA 대응력 강화"

LG화학, 美피드몬트와 정광 20만t 공급 계약...전기차 50만대분
포스코홀딩스, 호주 진달리와 업무협약...미 점토리튬 개발 박차
미국·유럽의 중국 견제와 배터리소재 무기화 겨냥한 '다목적용'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2-17 12:56:43

▲포스코홀딩스가 북미산 리튬클레이에서 리튬을 추출하기 위해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사진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 진행하는 포스코. <사진=연합뉴스제공>

대한민국은 전기차, 스마트폰 등의 핵심부품인 배터리(2차전지) 분야의 세계적인 강국이다. 동시에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 부문의 강국이다.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 배터리용 소재업체들이 탁월한 기술력과 공급능력, 여기에 세계 최강을 다투는 전방산업의 후광에 힘입어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부문은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배터리 소재가 주로 매장량이 부족한 희귀한 천연 물질인데, 우리나라가 워낙 자원빈국이인 탓이다.


자체 매장량이 태부족하다보니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다.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응, 해외 광산개발 등 다양한 대응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국 등 경쟁국에 선점 당한 실정이다.

LG, 미 리튬 확보차 피드몬트에 1천억 전략적 투자

배터리 제조원가의 약 40%에 달하는 양극재의 수급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모든 리튬이온계 배터리에 필수 소재로 사용되는 리튬의 경우 생산국이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중국, 인도 등 극히 제한돼있다.


실제 리튬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나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배터리에 모두 쓰인다. 만약 '리튬의 무기화'가 이뤄진다면 배터리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한 구조다.


정부와 관련 업계가 중장기적으로 리튬 공급망 확충과 다변화를 위해 두팔을 걷어부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배터리 소재업계를 대표하는 LG화학과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잇달아 북미 지역의 대량의 리튬 원석 공급물량을 확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 업체의 북미산 리튬 소스 확보는 국내 배터리업계에는 희소식이다.


특히 배터리소재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업체들 입장에선 중국산 소재채용을 제재하는 미국 IRA와 유럽 CRMA에 대한 대응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국내 배터리소재 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북미산 리튬정광을 확보하며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LG는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트리튬과 총 20만톤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리튬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로,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피드몬트는 캐나다 퀘벡 NAL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정광을 올해 3분기부터 연간 5만톤씩 4년간 총 20만톤을 LG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리튬 약 3만톤을 추출할 수 있는 규모로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대분이다.

포스코, 호주 진달리와 미국산 점토리튬 사업화 추진

피드몬트가 지분 25%를 보유한 이 광산은 북미에서 유일하게 상업 생산이 가능한 곳이다. LG는 북미에서 조달한 리튬을 북미 주요 고객에 공급하는 양극재 산화물 생산에 사용할 예정이다.


2016년 설립된 피드몬트 리튬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에서 리튬 광산 개발 및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캐나다 퀘벡, 가나 케이프코스트에서 개발 중인 리튬 광산 개발 업체에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LG는 이와함께 피드몬트와 전략적 제휴를 위해 7500만달러(한화 약 960억원) 투자, 이 회사의 지분 5.7%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LG는 퀘벡 광산의 리튬정광 외에도 피드몬트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물량 연 1만톤 대한 우선협상권을 얻어내며 배터리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측은 북미산 리튬 정광을 사용하면 미국 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배터리 핵심 광물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학철 LG 부회장은 "미국에서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 고객에게 IRA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기차·배터리 업체와의 공동 메탈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전지 소재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에 앞서 최근 호주 진달리리소스(Jindalee Resource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에서 점토리튬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은 광석, 염호(소금호수)를 포함해 점토 및 유전 염수(Oil-field brine) 등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광석이나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게 일반적이었다.


점토나 유전 염수 등 비 전통적인 리튬 자원의 경우 아직 상업 생산 사례가 없다. 기존 광석, 염수 리튬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위가 낮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업체들 중장기적 리튬 확보위한 다양한 시도 계속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010년부터 염수와 광석, 폐배터리로부터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 개발해 몰두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진달리리소스와 함께 점토 리튬(리튬 클레이)을 활용, 대량의 리튬을 추출하는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포스코는 이와관련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와 공동으로 이미 최적의 리튬추출공정 기술을 개발 완료하고 사업성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진달리는 호주 퍼스에 본사를 둔 광물 탐사 및 개발 전문회사이며 미국 오리건주(州)와 네바다주 경계에 위치한 맥더밋(McDermitt)의 점토 리튬 프로젝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진달리는 앞으로 현지에서 탐사 중인 광구에서 점토 리튬을 시추해 포스코에 공급하게 된다.


포스코와 진달리가 점토 리튬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앞으로 비전통 리튬 자원 개발을 선도하며 리튬 공급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와 진달리는 점토 리튬 추출 공정의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될 경우 본격적으로 맥더밋 프로젝트 공동 투자를 포함한 사업협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의 IRA 시행에 따라 북미 지역에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진달리의 맥더밋 점토 리튬 프로젝트가 미국 내 투자로 이어진다면 IRA의 혜택과 함께 리튬 사업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두배 이상 폭등했던 리튬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IRA와 CRMA 시행에 따라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급 균형이 깨지며 가격이 다시 오를 개연성이 높다"며 "리튬을 궁극적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어 국내 소재업체들의 리튬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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