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단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합의 문제 삼아 경영진 고발

고용부 장관도 공수처에 고발…“성과급은 노사 교섭 대상 아냐” 주장
노사 합의의 위법성 여부는 수사기관 판단 남아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22 12:52:46

▲입장 밝히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연합뉴스]

 

주주단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관련 노사 합의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침해했다며 두 회사 대표이사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2일 김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총파업 가능성으로 번지던 지난 5월20일 노사 교섭을 주선했다. 이후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 등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성과급이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이 파업 예고를 제지하기보다 이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한 노조와 회사 사이에서 합의를 유도해 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했다는 것이 단체 측 주장이다.

단체는 노동 행정 책임자인 장관이 위법한 쟁의행위를 막아야 했지만 오히려 파업 가능성을 배경으로 노사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장관의 행위가 직권남용이나 강요죄에 해당하는지는 향후 공수처의 수사와 법적 판단을 거쳐야 한다.

주주운동본부는 전영현·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단체는 두 회사 경영진이 성과급 협약이 회사 재산과 주주 이익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에 연동하는 방식이 장기간 회사의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다.

성과급 지급 기준을 노사 자율 교섭만으로 정할 수 있는지도 문제 삼았다. 회사 자금이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만큼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 회사법상 의사결정 절차를 거쳐야 하며, 노사 합의만으로 지급 구조를 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단체 측 입장이다.

다만 성과급이 단체교섭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노사 합의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경영진의 배임에 해당하는지는 법적으로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경영진이 임무를 위배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자신이나 제3자에게 이익을 제공했다는 점 등이 인정돼야 한다.

이번 고발은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성과급 산정 기준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영업이익과 성과급을 연동하는 방식, 지급 한도와 산정 기준의 투명성 등을 놓고 노사가 협상을 벌여왔다.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공수처와 경찰은 고발 내용과 법리 등을 검토해 입건 및 수사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김 장관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측의 구체적인 입장은 아직 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