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가까스로 넘긴 'CS발 위기'...금융시장 진정국면

UBS, CS 전격 인수 발표...스위스 정부 1천억불 유동성 지원 약속
증시 등 금융 시장 전반 안정 되찾아...美, 기준금리 결정에 '촉각'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3-20 12:52:40

▲UBS가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취리히 CS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제공>

 

스위스의 세계적인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발 금융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불똥이 옮겨붙어 심각한유동성 위기에 빠져있던 CS를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전격 인수, 긴급 진화에 성공한 것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이다.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로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SVB 파산 여파로 유동성 위기감이 고조돼왔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CS발 글로벌 금융 위기 우려가 UBS의 전격적인 인수결정으로 진화됨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진정국면으로 돌아섰다.


금융 위기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SVB사태 불똥이 어디로 어떻게 더 튈지는 예측불허 상황이지만, 미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조기 진화에 어느정도 성공하는 모습이다.


미국 규제당국은 19일(현지시간) 청산작업이 진행중인 SVB의 인수 풀을 확대하기 위해 SVB를 최소 두개 부문 이상으로 쪼개어 파는 분할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스위스정부, 인수완료때까지 추가 유동성 지원키로

스위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CS발 금융위기를 조기에 틀어막았다. 스위스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SNB)는 19일(현지시간) "연방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인수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세계 금융시장에 마치 도미노처럼 큰 충격파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됐던 CS발 금융 위기가 UBS의 인수로 급한 불을 끄게 된 것이다. UBS는 스위스 최대 은행이자, CS의 경쟁은행이다.


SNB는 UBS의 CS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천억 달러의 유동성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CS 인수 총액은 32억3천만 달러규모다. SNB측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한 UBS와 CS의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는 "인수가 마무리될 때까지 추가적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방 의회 역시 이 같은 조처가 CS와 스위스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적절한 해법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FINMA는 이번 결정으로 두 은행의 모든 사업 활동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거래 및 기존에 시행된 조처들이 은행 고객과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린 켈러 서터 스위스 재무장관은 "CS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UBS의 CS 인수는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가장 작은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합병 결정에 따라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CS의 주당 가격은 1.86 스위스 프랑이며, 시가 총액은 약 80억 달러다. 피인수 결정 이후 뉴욕거래소 상장(ADR)된 CS의 주가는 19일 2.01달러로 마감됐다. 전일대비 6.94% 하락한 것이다.

■ 주요국 중앙은행들 통화스와프 유동성 강화 '공조'

UBS는 인수 이후 CS의 투자 은행 부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 법인의 CEO는 랄프 해머스 현 UBS CEO가 계속해서 맡을 예정이다. UBS측은 당사자 모두 인수 조건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연내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은 "오늘은 CS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 시장에 매우 슬픈 날이다. 미국 은행의 최근 사태가 불행한 때 발생했다"며 "UBS와의 합병이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 시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며 "UBS의 CS인수 결정이 금융위기를 조기에 차단했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CS발 위기가 스위스 정부의 과감한 지원사격을 받은 UBS의 인수로 귀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단 진정국면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캐나다은행(BOC), SNB 등이 달러 통화 스와프 유동성 강화를 위한 공조 조치를 발표한 것이 시장의 안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연쇄 부실 우려가 완화되면서 20일 국내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전 소폭 반등했던 코스피는 12시 현재 전일대비 소폭(0.21%) 하락했으며, 코스닥은 0.68% 상승하며 800선을 회복했다.


은행권 불안을 도화선으로 시작됐던 글로벌 리스크 분위기가 진정국면으로 전환하며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힙입어 외환시장도 원화 강세 분위기가 조성되는 양상이다.

 

▲SVB의 파산결정으로 글로벌 금융불안이 가중되자 미국 연준의 이번주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제품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제공>

 

■ 주식, 환율 안정 되찾아...가상화폐는 강세 지속

CS가 촉발한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된 데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 전환으로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전 거래일 종가(1302.2원) 대비 1.3원 내린 1300.9원에 거래되고 있다. 3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도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로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8천달러(약 366만원)를 돌파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2만8258달러(약 37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들어 70%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더리움도 지난주 17% 상승하는 등 다른 가상화폐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최대 관심은 22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 연준 FOMC정례회의에 쏠리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인상)을 밟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수 있다.


SVB 사태에 최근 발표된 2월 물가지표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에 그친 만큼 긴축 속도를 다시 높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선 금리동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로 그동안 없었던 금리동결 확률이 생겼고 연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다시 돌아왔다"며 "연준이 인플레와 금융시장 안정에 대응하는 각각의 정책 도구가 있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켜 줘야하기에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당국은 CS 위기가 사라진 데 안도하면서도 SVB파산 여파로 인한 금융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금융투자업에 대한 유동성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거시금융·경제정책을 총괄하는 4인방은 19일 'F4회의'를 열어 CS사태 등을 집중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결단에 의해 SVB사태와 CS위기가 극복된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이 당분간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현재의 분위기는 22일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하고, 다음달 한국은행이 다시한번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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