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무디스 A1 뒤엔 ‘튼튼한 재무’가 있었다
12년 연속 무디스 A1·피치 A+·국내 AAA…1분기 순이익 3301억원
보장성보험 중심 CSM 확대, K-ICS 214.2%…공익재단 활동 지속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6-23 13:39:53
교보생명이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다시 높은 신뢰를 확인받았다. 단순한 등급 유지가 아니다. 보험사의 본질인 보험금 지급능력, 안정적인 수익성, 자본건전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1분기 순이익과 지급여력비율도 이를 뒷받침한다.
교보생명은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의 보험금지급능력 평가에서 ‘A1’ 등급을 획득했다. 2015년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처음으로 무디스 A1 등급을 받은 이후 12년 연속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등급전망도 ‘안정적(Stable)’이다.
보험금지급능력 등급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생명보험사는 고객의 돈을 길게 운용하고, 수십 년 뒤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래서 단기 실적보다 장기 재무 안정성이 중요하다. 교보생명이 12년 연속 A1 등급을 유지했다는 것은 시장 변동과 금리 변화, 회계제도 전환 속에서도 기본 체력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무디스가 주목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 무디스는 교보생명의 강점으로 전속설계사 중심의 영업력, 안정적인 수익성,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꼽았다. 특히 보장성보험 판매 강화와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CSM은 새 회계제도 IFRS17 아래에서 보험사의 미래 이익 체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인식될 이익을 나타낸다. 단순히 보험을 많이 판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약을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중요하다. 무디스가 교보생명의 CSM 확대를 언급한 것은 수익의 질을 봤다는 뜻이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개선되고 있다. 고금리 확정형 계약 비중이 점진적으로 줄고, 건강보장성 상품과 장기납 종신보험 중심으로 상품 구성이 바뀌고 있다. 이는 보험사 재무에 중요한 변화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은 금리 하락기에는 부담이 컸고, 자본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었다. 반대로 보장성보험 중심 구조는 장기 수익성과 자본관리 측면에서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교보생명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3301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손익 개선과 보장성보험 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경과조치를 적용한 지급여력(K-ICS)비율은 214.2%였다. 보험업법상 요구되는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흐름도 견조했다. 교보생명은 2025년 별도 기준 약 76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2025년 말 경과조치 후 K-ICS 비율은 226.0%였다. 올해 1분기에도 200%를 넘는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했다는 점은 자본건전성이 일회성 성과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해외 신용등급도 안정적이다. 교보생명은 올해 초 피치(Fitch Ratings)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 ‘A+’ 등급을 14년 연속 유지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보험금지급능력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AAA’를 받았다. 글로벌과 국내 평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신뢰도를 높인다.
이번 평가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보험업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새 회계제도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는 자본관리 부담이 커졌다. 금리 변동성도 여전하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전통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성도 예전 같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상품 구조를 바꾸고, 자산·부채 관리와 리스크 통제를 통해 재무 안정성을 지켜냈다.
교보생명의 공익재단 활동도 이 재무 기반 위에서 의미를 갖는다. 교보교육재단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함께 법무부 보호기관 직원 20명을 대상으로 ‘치유와 회복의 나눔숲캠프’를 열었다. 보호기관 종사자는 위기 청소년 교화 현장에서 높은 직무 긴장과 감정 노동을 겪는다. 재단은 이들의 회복이 건강한 교화 환경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캠프는 단순 체험 프로그램이 아니다. TCI 기질 및 성격 검사, 이완 요가와 스트레칭, 감정 아로마 테라피, 숲길라잡이 활동 등 보호기관 직원의 직무 특성을 반영해 구성됐다. 교보교육재단은 2019년부터 소년원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고, 지난해부터는 보호기관 종사자의 회복 지원으로 범위를 넓혔다.
여기서 교보생명의 강점이 드러난다. 사회공헌은 일회성으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하기는 어렵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높고 이익창출력이 안정적일수록 공익재단 활동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보생명의 이번 신용등급 유지와 교보교육재단의 활동은 따로 떨어진 사건이 아니다. 본업의 안정성이 사회적 책임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생명보험의 본질은 긴 약속이다.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 가족의 위험을 함께 감당하겠다는 약속, 사회적 안전망의 일부를 맡겠다는 약속이다. 교보생명은 이번 무디스 A1 등급 유지로 그 약속을 감당할 재무 체력을 다시 확인받았다.
교보생명의 경쟁력은 한 분기 실적이 아니라 장기 신뢰에 있다. 12년 연속 무디스 A1 등급, 200%를 넘는 지급여력비율, 보장성보험 중심의 CSM 확대는 재무건전성을 보여준다. 교보교육재단의 공익 활동도 이런 재무 체력이 뒷받침할 때 지속될 수 있다. 보험사의 본질은 약속을 오래 지키는 일이다. 교보생명은 이번 평가를 통해 그 약속을 감당할 체력을 다시 입증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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