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조선 빼고 다 어둡다"...먹구름 잔뜩 드리워진 4대 주력산업
전경련 ‘2023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서 5대 주력산업 내년 기상도 대체로 부정적 전망
전문가들, 조선만 '호조’예상...반도체·자동차·철강 부진 속 석유화학 '최악 상황'예고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2-11-07 12:45:16
"조선업종 빼고는 다 어려울 것이다."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면서 본격적인 호황국면에 접어든 조선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한국 주력산업의 내년 기상도가 결코 밝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예외를 찾기 어려운 경기침체가 가속화, 수출중심국인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워져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경우 내년중에 경기가 바닥을 찍을 가능성은 남아있으나 석유화학의 경우 이렇다할 반전 가능성마저 희박해 내년에 최악의 한해를 맞이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23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5대 주력산업의 업종별 전문가들이 내놓은 기상예보다.
각 패널로 참석한 업종별 전문가는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반도체), 김준성 메리츠증권 수석연구원(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철강),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석유화학·석유제품),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조선·기계) 등이다.
우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 분야는 대체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D램과 낸드 공급업체들이 보수적인 설비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는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잔존한다는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소비자용 시장 수요 부진과 수요처들의 재고 조정 여파로 가격 급락하고 서버 수요 역시 약세로 전환, 시장전망이 대체로 어둡다고 내다봤다. 다만, 메모리 업체들이 보수적으로 설비투자를 집행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어 낸드플래시는 내년 2분기, D램은 내년 하반기 무렵 업황이 바닥을 찍고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기차를 제외하고 수요부진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자동차업종은 생산은 정상화하는데 소비위축으로 수요가 하향 정체가 예상돼 손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2년간 현대차그룹 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반도체공급난과 이로인한 대기수요로 수혜를 봤지만, 내년엔 경기상황이 올해보다 좋지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전기차부문은 세계 1위 테슬라가 자율주행시스템(HW 4.0)을 도입하고 새로운 인공지능(AI) 개발을 예고하는 등 기술 진화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여,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바른 기술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강업종 역시 건설시장의 침체 영향으로 내년에 심한 수요부진에 시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 수요가 내년에는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 증가로 수요가 다소 살아날 기미를 보이겠지만, 내수시장의 수요부진으로 전체적인 기상도는 밝지않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내년에 국내 철강 수요가 선박 건조 확대로 인한 조선시장의 수요 호조와 맞물려 다소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하는 만큼 주택거래 회복과 건설경기만 뒷받침되면 반전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석유화학이다. 먹구름 낀 정도가 아니라 폭풍우가 내리칠 만큼 전망이 어두운게 석유화학업종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은 국제 원윳값이 급등해 원가부담이 가중되고, 수요는 위축되고,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이 늘어나 그야말로 삼중고에 시달리며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5대 주력산업중 유일한 희망은 조선업이다. 조선업은 LNG운반선 발주에 따른 신조선가 상승이 내년 2분기까지의 이어지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다. 게다가 카타르 LNG운반선 잔여 물량과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대형 수주 물량이 대기 중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3분기부터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 및 중국 정유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선박(탱커) 발주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조선업의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계업종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길호 세계 각국의 국방력 증강 기조 등의 영향으로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는게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한국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과다한 민간 부채 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지출을 늘리기에는 재정 건전성이 문제고, 금리를 낮출 여건도 안돼 마땅한 거시정책 카드가 없는게 걱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력업종의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은 불합리한 규제의 과감한 혁파, 낙후된 노동시장의 적극적인 개혁, 법인세 인하 등 세제개편 등 기업의 실질적인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개선시키는 길 뿐"이라며 "주력산업의 기상도를 바꾸며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