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약발' 떨어진 비트코인 급락세...4만달러 지지선 버텨낼까

19일 오전 한떄 4만600달러대까지 급락...전고점대비 20%
'ETF효과' 마감 차익매물 늘어...ETF 유입자금도 기대 이하
당분간 조정기 전망 우세..."중장기적 재상승 여력 충분"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4-01-19 12:44:51

▲비트코인이 현물ETF 거래 이후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가격이 전고점대비 20% 가량 떨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격언이다. 소문이나 추측, 혹은 정보에 따라 주식을 매수, 관련 뉴스가 발표된 후 즉각 매도해 이익을 얻는 투자행태를 말한다.


사전에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서 뉴스가 발표되면 투자자가 추가 이익을 얻기 어려우니 매도해서 이익을 실현하는 게 낫다는 얘기이다.


이같은 속설이 비단 주식에만 적용되는 게 아닌 것같다. 미국 증권거래위워회(SEC)가 현물ETF(상장지수펀드) 거래를 승인할 것이란 소문에 급등했던 비트코인이 정작 ETF승인 소식이 발표된 후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시세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물 ETF승인으로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진입, 자본의 대거 유입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에 개당 5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여지없이 무너지며 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 ETF거래 후 연일 약세...5700만원 반납까지 눈앞

현물 ETF 승인 후 비트코인의 약세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19일 오전 5시35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4만611.83달러까지 내려갔다. 오전 9시22분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2.88% 하락한 4만1182.0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 SEC가 ETF를 승인한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4만4천~4만7천달러 사이에서 거래됐다. ETF거래 개시 뒤엔 4만9천달러를 넘기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전고점 대비 20% 가량 폭락한 것이다.


한국시장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날 하루에만 3% 넘게 빠졌다. 이제 5700만원을 반납까지 눈앞에 뒀다. 19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2.40% 떨어진 5719만원을 기록했다. 업비트에서는 2.54% 빠진 5728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ETF승인 기념주화. <사진=연합뉴스>

 

ETF승인으로 주식자본이 대거 유입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5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간 매수세를 견인한 'ETF효과'가 사라진 결과를 풀이된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격언을 입증하듯 ETF승인 뉴스발표 이후 차익매물 실현이 확산하며 하락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마디로 비트코인 시장에서 'ETF 약발'이 다 떨어졌다는 얘기다.


당초 예상과 달리 현물 ETF로 유입되는 자금이 기대치 못미치고 있는 것도 비트코인 약세장의 또다른 이유로 해석된다. 막상 '현물ETF 승인'이란 뚜껑을 열자 자본의 유입세가 그리 높지 않았다.


실제 ETF 거래 개시 후 첫 사흘간 9개 현물 비트코인 ETF에 유입된 자금은 총 19억달러(약 2조537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자산운용사 프로셰어즈가 2021년 출시했던 비트코인 선물 ETF가 첫 3거래일간 모은 12억달러보다는 많은 것이지만 일부 공격적인 추정치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가 현물ETF에 올해 500~100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한 것과 한참 거리가 있다. 또 20년전인 2004년 첫 출시된 금에 투자하는 SPDR 골드셰어 ETF가 같은기간 11억3천만달러를 끌어모은 것과 비교해도 실망스러운 수치라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현물 비트코인 ETF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향후 몇 주간 현 유입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현물ETF에 작게는 500억달러, 많게는 1천억달러에 유입될 것이란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을 겨냥한 것이다.

◇ 심리적 지지선 4만달러...조정장기화 가능성 낮아

이처럼 기대치를 밑도는 자본의 유입과 ETF효과의 마감으로 당분간 비트코인 시세는 조정국면을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미 연준(Fed)의 금리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많이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본의 이동에 또다른 변수가 생겼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큐브익스체인지의 바르토스 리핀스키 최고경영자(CEO)는 "ETF에 대한 열기가 다소 시들해져 이제 트레이더들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리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며 "현재 비트코인 시세의 심리적 지지선은 4만달러"라고 분석했다.

 

▲ETF효과가 사라지며 비트코인 시세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월가 투자분석기관인 울프리서치도 비트코인 세시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울프리서치는 "비트코인이 여러가지 저항에 직면, 가격 하락세가 올해 1분기 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그러나, 이번 하락장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고 다시 재상승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않다. 현재의 시세 하락이 초대형 이슈(ETF)가 일단락되면서 오래 발이 묶였던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매물을 실현한데 따른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비트코인에 쏠렸던 자금이 ETF거래 이후 다음 ETF승인 기대감이 분출된 이더리움으로 옮겨간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비트코인값의 급락과 이더리움값의 급등이 교차했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ETF승인과 덴쿤업그레이드의 일정 연기로 이더리움 시세는 19일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첫 주 가격은 떨어졌지만 펀드 자체는 일단 성공적이란 평가도 간과할 대목은 아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 10개 펀드의 첫 3일 총거래량은 1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로서 상징성이 크고 기관투자자들의 진입으로 매수우위 분위기가 조성되며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비트코인 채굴 반감기 등 수급측면에서봐도 비트코인 시세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재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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