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가람·KB저축은행 신용등급전망 줄줄이 하향… 짙어지는 PF 리스크
페퍼저축은행, 투기등급 하락 우려로 등급 취소 요청
하반기에도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신용등급 변경 이어질 가능성 커
손규미
skm@sateconomy.co.kr | 2024-09-20 12:44:14
[토요경제 손규미 기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 하락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으로 저조해진 수익성과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른 자산건전성 저하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일 예가람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종전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등급전망 조정을 하향한 배경에 대해 올해 상반기 대손비용 증가에 의한 당기순손실 발생과 충당금 적립 부담 지속에 따른 수익성 저하 지속세를 꼽았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을 냈으나 올해 상반기 120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1분기 20억원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규모가 누적됐다.
또한 올해 상반기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적용 결과 유의 및 부실우려로 분류된 사업장이 부동산PF 대출 내 17% 수준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은 해당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매각 및 상각 추진 과정에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중단기적인 수익 저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강화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대손충당급 적립 부담이 증가했고 보유사업장의 사업성 저하 등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의 대손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 및 개인사업자 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 저하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KB저축은행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은 ‘A’로 유지했다. 한신평 측은 하향 배경에 대해 부동산PF 및 가계신용대출에서의 대손부담 증가와 급격히 확대된 이자비용 부담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아예 신용등급 지정을 취소했다. 나신평은 최근 페퍼저축은행측의 요청에 따라 신용등급 공시를 취소했다. 취소 전 신용등급인 ‘BBB-’(부정적)이 한 단계 더 하향돼 투기 등급인 ‘BB급’으로 강등될 시에는 주요 자금 조달 재원인 은행 퇴직연금 상품 리스트에서 퇴출될 수 있어서다. 추가 등급 하락이 우려되자 페퍼저축은행 측에서 선제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업권의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 사례는 지속되고 있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저축은행 16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저축은행 30곳 중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상반기 중 6개사(KB저축은행·대신저축은행·다올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키움저축은행·고려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을 하향하고 2개사(OSB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3개사(모아저축은행·NH저축은행·JT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을 낮추고 4개사(웰컴저축은행·키움YES저축은행·OK저축은행·바로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는 JT친애저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저축은행 업권의 부진한 실적과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의 부실화 및 대손비용 증가 등의 요인을 들어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신용등급 변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권을 둘러싼 경영 기조가 악화되자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점포를 줄이고 임직원 규모를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PF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저축은행 업권의 긴축 경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점포수는 264개로 2022년 6월 말 287개에서 2년만에 23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임직원 수도 감소하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6월말 임직원 수는 9653명으로 지난해인 1만121명과 비교했을 때 468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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